경제 금융

'금리 수난시대'…기준금리 인하 공포

메트로신문 2016. 8. 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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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유출 우려 완화, 저물가 심화 등으로 금리 추가 인하 전망…이자생활자·대출자 '희비' 

기준금리 1%대에 접어든지 2년째, 금리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지 두 달 만에 또 다시 추가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 

금융권 안팎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 등으로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하방 우려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가계빚이 눈더미처럼 불어나고 예금금리는 바닥을 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공포가 매섭게 다가오는 분위기다.

▲ 최근 2년간 기준금리 인하 추이

◆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한 바 있어 이달 금리는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한은의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올 6월 단행한 금리인하와 추가경정 효과를 확인한 후 정책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미국의 주요 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는 데다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을 고려했을 때 시기상 금리 인하는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통위 내에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이 제기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경기침체 위험에 대한 우려에서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명의 금통위원이 올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경제성장과 관련한 다각적인 하방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며 "8월 이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부 금통위원이 하반기 소비와 건설투자 증가세 약화,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하반기 경기부진에 따른 마이너스 GDP갭의 일시 확대 가능성, 브렉시트·IS연쇄테러 등 세계 정치·경제적 갈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

이 밖에도 이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의 원인으로 원화 강세와 자본유출 우려 완화, 저물가 심화 등을 꼽았다.

그는 "금융시장 불안이 안정됐으나 중기적으로는 브렉시트 관련 하방위험이 잠재돼 있다"며 "아울러 거시안정성이 높은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수요가 늘면서 원화강세가 두드러지고 자본유출 우려가 완화된 점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예금은행의 가중평균금리 <자료=한국은행>

◆ 짠 이자, 재테크는 어쩌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들의 '짠 이자'도 문제다. 6월 기준금리 인하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은행들은 2~3차례씩 예·적금 금리를 내렸다. 추가 금리 혜택을 끌어 모아도 2% 초반에 그치는 상품이 대다수다. 투자 없이 예금만으로는 재테크를 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10년 전인 2006년 6월은 기준금리가 4.25%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당시 은행에 10억원의 돈을 맡기면 얻을 수 있는 이자소득은 이자소득세(15.4%)를 제외하고서도 3596만원이다. 월 소득으로 단순 계산하면 3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연 1%라고 하면 연 이자소득은 846만원으로, 월 소득 70만5000원에 불과하다. 은퇴 후 은행에 목돈을 넣고 이자로 살아가는 이자 생활자로서는 큰 타격이다. 

대출금리는 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천히 떨어지고 있으나, 대출자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증가로 이어져 경기 하방의 우려가 있다.

실제로 국내 가계의 대출금과 카드 사용금액 등을 모두 합친 가계빚은 2014년 1분기 122조4462억원에서 올 1분기 1223조6706억원으로 201조2244억원이나 늘었다. 현재 금통위에서 적극적인 통화정책 대응을 주저하는 이유도 가계대출 증가세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분양물량 감소, 당국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감안하면 집단대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대출 우려가 완화되면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의견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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