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내주 방북 없다" 유엔 3일 만에 공식 입장
국내외 통신사, 3일간 "방북 한다 VS 안 한다" 엇갈린 보도
-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오전(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레그넘 호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목을 축이고 있다./연합뉴스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관련 보도와 관련, 유엔은 18일 "반 사무총장은 다음 주에 북한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가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을 보도한지 3일 만에, 신화통신이 '내주 방북' 소식을 타전한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공식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의 내주 방북 계획은 백지화 상태가 됐다.
유엔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한 반 총장의 내주 방북 계획을 공식 부인했다. 중국 신화통신 영문판은 이날 오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화통신에 반 총장이 다음 주 월요일(23일) 평양을 방문하며 약 4일간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반 총장이 비행기를 이용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되면서 반 총장의 방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다.
유엔이 방북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지만 '다음 주'라는 시점을 사용함에 따라 방북 자체에 대한 계획은 유효할 거란 관측도 있다. 실제 신화통신은 중문판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인 '신화국제'를 통해 이날 오전 12시 55분경 후속기사로 북한 주재 유엔 관리의 말을 인용, 반 총장이 조만간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한 바 있다. 머지않은 시일 내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로이터는 일찍이 유엔이 내놓은 다음 주 여행 일정표를 확인하고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을 보도한 신화통신에 의문을 제기했다. 방북 계획을 놓고 벌어질뻔한 외신들 간의 진위여부 공방이 유엔의 입장 표명으로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마무리 된 셈이다.
반 총장의 북한 방문 소식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의 첫 북한 방문인데다 북핵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그가 던질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 것.
더불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만남도 주목을 받았다.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을 최초 보도한 연합뉴스는 유엔 소식통의 말을 인용,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회원국인 북한을 방문하면서 회원국 지도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하면서 만남 성사를 유력하게 전망했다.
반 총장이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보도가 사실이라는데 힘을 실었다. 한국인인 반 총장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던진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반 총장은 19일 유엔 회의를 마친 뒤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21일 출국한다. 일각에선 EAS 일정 후 반 총장이 북한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놨지만 유엔이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 따르면 반 총장은 미국 뉴욕에 머문 뒤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차 몰타를 방문, 이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는 파리로 이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