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겨울 대작…다른 듯 닮은 '히말라야' '대호'
- ▲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히말라야'와 '대호'./CJ엔터테인먼트·NEW
연말 극장가 사로잡을 눈물과 감동
'히말라야' '대호' 언론시사회로 첫 공개
흥행 감독·배우·제작사 재회한 기대작
눈 덮인 산 배경으로 인간의 이야기 담아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두 편의 대작들이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와 '대호'(감독 박훈정)다. 장르도 소재도 정서도 전혀 다른 두 편의 영화지만 그 속에는 묘하게 닮아 있는 지점들이 있다. 눈으로 뒤덮인 산을 배경으로 한 눈물과 감동의 이야기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 '히말라야', 웃음·눈물 담은 실화의 힘
'히말라야'는 올해 '국제시장'과 '베테랑'으로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탄생시킨 CJ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국제시장'의 제작사 JK필름이 만들고 '댄싱퀸'의 이석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국제시장' '베테랑'의주역인 황정민이 주연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영화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2005년 히말라야 등반 도중 생을 마감한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찾기 위해 꾸린 휴먼원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을, 정우가 박무택 대원을 연기했다. 김인권·조성하·라미란·김원해·이해영·전배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탄탄한 조연진을 자랑한다.
- ▲ 영화 '히말라야'./CJ엔터테인먼트
JK필름은 그동안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관객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해운대' '하모니' '댄싱퀸' 그리고 '국제시장' 등이 그러했다. '히말라야'도 JK필름 특유의 정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엄홍길과 박무택의 첫 만남, 그리고 둘의 히말라야 등반 과정 등 극 초반부는 소소한 웃음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영화는 박무택의 죽음을 기점으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아련함으로 관객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든다.
극중 엄홍길 대장은 "산은 정복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 말처럼 영화는 산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국 사람을 이야기한다. JK필름의 기존 작품과 일맥상통하는 주제다. 황정민은 '히말라야'를 촬영하면서 유독 외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자 외로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네팔과프랑스 몽블랑 로케이션 촬영으로 담은 설산의 풍경, 그리고 익숙한 신파를 평범하지 않게 그려낸 배우들의 열연 등도 관전 포인트다.
◆ '대호', 비운의 시대 담은 비장함
'대호'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과 배우 최민식, 제작사 사나이픽처스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2012년 개봉해 468만 관객을 동원한 '신세계'는 많은 유행어와 함께 현재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신세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황정민과 최민식이 서로 다른 두 작품으로 흥행 대결을 펼치게 돼 영화계의 관심이 크다.
영화의 배경은 1925년 일제강점기다.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가 주인공이다. 사냥을 포기한 천만덕과 그런 천만덕이 못마땅한 아들 석(성유빈)의 이야기, 그리고 조선의 호랑이를 제거하려는 일본군의 이야기가 극의 양축을 담당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최민식 외에도 정만식·김상호·정석원·성유빈 등이 출연한다. 일본의 명배우 오스기 렌은 일본군 고관 마에노조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 ▲ 영화 '대호'./NEW
박훈정 감독의 작품은 서늘하면서도 비장하다. 대본을 쓴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 그리고 감독 작품인 '혈투'와 '신세계'를 관통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냉혹한 시선이었다. '대호'에서도 이런 정서는 여전하다. 눈에 쌓인 지리산을 배경으로 영화는 시종일관 묵직한 감정을 전한다. 민족정서와 부성애를 넘나들던 영화의 종착점은 바로 사냥꾼과 호랑이의 교감이다. 여기에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비운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두 주인공의 비장함이 있다.
박훈정 감독은 "'호랑이 나라'라고 불릴 정도였던 조선에서 호랑이는 어떻게 사라져가게 됐는지, 그 순간을 들여다 보면서 지금은 사라져버린 존재들과 삶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감독의 변을 밝혔다. 극중 호랑이는 100%CG로 구현됐다. 스크린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조선 호랑이 또한 '대호'의 빠트릴 수 없는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