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

[현장르포]ISA계좌이동 첫째 날, 폭풍전야는 언제나 고요하다

메트로신문 2016. 7. 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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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A계좌이동 시행 첫날인 18일 오전 11시 50분경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한 고객이 수신 업무를 보고 있다.(왼쪽), 같은날 오후 12시 20분경 인근의 KEB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수신·여신 업무를 보고 있다. /채신화 기자

사람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ISA계좌이동' 문의 없어…은행들 "시간 지날수록 경쟁 치열해질 것" 

"ISA 계좌이동 신청하신 분이요?. 아직 문의도 안 들어오던데…."

사람이 몰리는 점심시간, 은행 대기석이 꽉 찼다. 은행 지점에 들어서는 고객들은 청원경찰에게 예·적금, 대출 거래 등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이동을 문의하는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ISA계좌이동제 첫날인 18일 오전 11시 5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영업점에 고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예·적금 업무 창구 대기석에 인원이 몰리자 청경이 대출 고객만 따로 안내를 하기도 했다. ISA는 관심 밖이었다.

해당 지점의 A직원은 "아직까지 ISA계좌이동을 신청한 고객은 한 분도 보지 못했다"며 "보통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문의전화는 오는 편인데 오늘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ISA계좌이동은 ISA가입자들이 금융회사 또는 금융 상품 등을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일명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해지하면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데다 금융사 간 계좌 이동이 불가능한 불편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ISA계좌이동제를 통해 기존 세제혜택을 유지하면서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로 계좌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ISA 시행 초기인 만큼 금융사의 운용실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변경 요청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KEB하나은행 영업점에서도 ISA계좌이동제를 문의하거나 신청하는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 

해당 지점의 B계장은 "ISA계좌이동을 문의하거나 신청한 고객은 없었다"며 "시행 초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계좌이동이 활발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ISA가입자 대부분이 소액을 운영하고 있거나 고액 가입자들은 이미 고금리로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굳이 계좌를 갈아탈 필요가 없다는 것.

B계장은 "ISA계좌이동은 100만원 이상부터 가능한데, ISA는 가입금액 규정이 없기 때문에 '0원짜리' 계좌도 상당히 많다"며 "소액 가입자들은 보통 ISA를 만들어놓고 운영은 안 하기 때문에 계좌이동까지 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0만원 이상의 고액 가입자도 가입한 금융사에서 고금리 혜택을 받고 가입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금융사를 옮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의 우리은행, KB국민은행의 영업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부터 오후 2시가 다 돼 도록 ISA계좌이동 문의·신청은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폭풍전야'라는 관측이다. 아직 제도시행 초기라서 잠잠할 뿐, 향후 ISA계좌이동제 서비스가 확대되면 대규모 '머니무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ISA다모아' 사이트에서 금융사별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전면 공개하기 시작한 가운데, 저금리에 지친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위해 계좌를 갈아탈 수 있다는 것. 

아울러 현재 영업점 창구에서만 가능한 ISA계좌이동제가 인터넷으로까지 이용이 확대되면 2조원 규모의 ISA 자금이 본격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SA계좌이동은 창구를 꼭 방문해야 하는데다 소액 계좌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활발할 것 같지 않다"면서도 "문제는 고액 계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ISA계좌이동제가 확대되면 시간 비교적 높은 금액을 투자한 가입자들이 수익률과 수수료를 비교한 뒤 유리한 쪽으로 갈아타기를 할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또 한 번 ISA유치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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