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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박성훈의 IT도 인문학이다]간송과 천송이 모두 품은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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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DDP에서 마련한 '커브드 UHDTV' 간송문화전 전시. /삼성전자 제공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은 '온고지신'의 미덕을 체화해야 한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 가운데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는 구절이다.

학창 시절 '빽빽이'(암기해야 할 단어나 구절을 빈 종이 가득 채우는 것)를 할 때 정말 자주 적었던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옛 것이나 새 것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를 보면 공자가 미소를 지을 것 같다. 먼저 최근 문을 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간송문화전'을 보자.

삼성은 이곳에 '커브드 UHD TV 영상존'을 마련하고 간송미술관의 주요 작품을 초고해상도(UHD) 화질로 선보이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한국 전통미술품 수집가 간송 전형필이 일제시대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들여 수집한 품목들을 보관한 곳이다.

이 미술관에는 훈민정음(국보 70호)을 비롯해 고려의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미인도가 포함된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135호) 등 국보급 문화재만 10여 점이 넘게 보관돼 있다.

그런데 간송미술관은 1년에 봄·가을에 두 번, 그것도 짧게 일반에 문을 연다.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인데 삼성의 첨단 TV를 매개로 시민들이 실제 미술관에서 보듯이 사실적인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들은 UHD TV에서 본 간송미술관의 국보는 물론 간송의 위대함을 재발견하고 있다.

르네상스의 젖줄이 된 메디치 가문, 미국 현대 미술의 초석을 다진 록펠러 만큼이나 우리에게도 위대한 선구자가 있었다는 팩트를 확인하면서다.삼성이 옛 것에서 그럴듯한 콘텐츠를 재생산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삼성 아티브 북9 라이트

이보다 앞서 삼성은 김수현·전지현이 출연하는 '별에서 온 그대'라는 지상파 드라마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자사의 노트북 '아티브 북9 라이트'를 천송이(전지현)가 사용하도록 해 '천송이 노트북'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해당 드라마는 현재 중국에서 25억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문화현상을 넘어 사회현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 드라마가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을 1면에 담았다.

드라마의 스토리, 출연 배우 등을 면밀히 분석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삼성이 전략적으로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덕에 천송희 노트북은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새 것에서 그럴듯한 파급효과를 창출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명하다. 공자왈 맹자왈 백날 해도 소용없고 공자의 말씀을 행동으로 옮겨야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박성훈 기자(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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