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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8년만 엔저에 불붙은 '엔테크'…투자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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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화 가치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른바 '엔테크(엔화+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엔화 예금 투자가 급증하는가 하면, 엔화를 사두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다만, 투자 경로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엔화 환전규모 5배 급증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국내 엔화 매도액은 지난해 대비 5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엔화 매도액은 301억 6700만엔(약 2732억원)으로 4월(228억 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늘었다. 엔화 매도액은 은행에서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환전 규모를 뜻한다.

엔화 예금 규모도 6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2023년 5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과 개인의 엔화 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9억3000만 달러가 늘어 총 6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0월(9억7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엔화 환전율과 예금이 급증한 이유는 최근 원·엔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엔화 예금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한은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지난 4월 초 100엔당 1000원 수준에서 지난 19일 기준 8년 만에 처음으로 800원대로 떨어졌다. 28일 하나은행 기준 엔화는 100엔당 903원을 나타내고 있다.

◆ 세금 및 수수료 상이…"맞는 투자법 찾아야"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엔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경로에 따라 수수료 및 세금이 상이해 예상 수익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엔테크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엔화예금 ▲엔화 상장지수펀드(ETF) ▲환전신청 등이 있다.

먼저 엔테크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이다. 엔화예금은 은행의 외화예금에 엔화를 예치해두고 추후 엔화가 오르면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거두는 상품이다.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은행 창구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과 웹페이지의 외화예적금 카테고리를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단점은 이자가 거의 없고 현금을 인출할 때마다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재 엔화예금 이자율은 0%에 가깝다. 또 은행별로 1.5~2% 수준의 수수료와 함께 15.2%의 이자소득세를 지불해야 한다.

두번째는 증권 계좌를 통해 엔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ETF는 특정 지수의 변동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상품이다. 엔화 ETF의 가장 큰 장점은 환전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주식 처럼 소액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투자금을 빼고 싶을 경우에는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다. 또 ISA 계좌나 연금저축을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국내 상장된 엔화 연계 상품으로는 'TIGER 일본엔선물 ETF'가 유일하다. 엔선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며 최근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순자산이 6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순자산 규모기 적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이다.

또한 환전수수료는 없지만,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15.4%의 세금이 붙는다. 펀드보수 수수료도 연 0.25%가 적용되기 때문에 더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환차익만 노린다면 환전 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하고, 환차익이 발생하면 엔화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방식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엔화 환전 수수료는 평균 1.5~1.75% 가량 발생한다. 하지만 개인과 은행별로 환전 우대율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환전 수수료 비교 방법으로는 은행연합회의 웹사이트인 '외환길잡이'가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달러 영향을 받는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며 "엔테크 열풍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 보다 투자 자금을 조절하며 상품에 따른 수수료 및 조건을 꼼꼼히 따지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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