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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기자수첩] 노이즈 마케팅에 낚여주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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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이유린이라는 한 무명 여배우의 이름이 연일 도배되고 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투신자살, 실제정사, 원나잇, 남성 1000명과의 성관계, 아이돌 성희롱 등의 선정적인 단어는 물론 심지어 노출 사진까지 줄줄이 나온다.

왜 포털사이트가 '19금' 사이트가 됐나 보니 발단은 이유린이 출연 중인 성인 연극 '비뇨기과 미쓰리'의 제작사가 다음달 공연 개막을 앞두고 '이유린, 투신 자살 시도'라는 타이틀로 보낸 홍보 보도자료였다.

요약하면 전작에서 실제 정사 논란을 일으킨 이유린이 실제로 사랑한 남자에게 창녀 취급을 당한 뒤 수면제를 입에 털어넣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으나 새 작품으로 재기를 노린다는 내용이었다. 제작사는 "절대 홍보 목적이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지만 노이즈마케팅 의도를 숨길 수 없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자료들을 더욱 자극적으로 포장해 내보내는 연예 미디어의 행태다. 연예 매체들은 이유린의 개인 블로그를 찾아 이 곳에 올려진 성 관련 발언과 노출 사진 등 보기만 해도 민망한 내용들을 경쟁하듯 기사화했다.

얼마 전 박중훈이 인터뷰 중 "사람들은 자살, 성상납 등의 얘기가 사회면에 나오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연예면에 나오면 크게 놀라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 그만큼 이 업계에 자극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말인데, 한편으로는 자살이나 성희롱쯤은 이제 별 생각 없이 다루는 제작사와 미디어의 태도를 보며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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