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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글로벌 이코노미]식물성 달걀로 '황금알'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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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이 질문에 '달걀'이라는 대답을 거침없이 내 놓는 기업이 있다. 어미 닭 없는 '식물성 달걀'을 선보이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국의 벤처 식품기업 '햄턴크릭푸드'. 최근 미 창업전문지 엔트러프레너는 미래 식량을 책임질 대표 기업으로 이 업체를 꼽았다.


햄턴크릭푸드는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다. 최고경영자(CEO)인 조시 테트릭은 인간과 동물, 환경을 위한 달걀을 만들겠다며 인조 달걀 개발에 나섰다. 테트릭은 "매년 전 세계 양계장에서 1조8000개의 달걀이 나온다"며 "대부분 지저분한 농장의 비좁은 우리에서 사는 닭이 낳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깨끗한 곳에서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신선한 달걀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조 달걀은 노란 콩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성분이 주 원료다. 콜레스테롤이 포함돼 있지 않아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질병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인조 제품이 기존의 달걀을 대체하게 되면 한평생 우리에 갇혀 쉴새 없이 알을 낳다 죽는 닭도 '노역'에서 벗어날 수 있다.


테트릭은 "요리사와 생물학자, 식품학자와 각종 실험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실제 달걀과 맛과 영양가가 비슷한 인조 달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닭을 방목해서 키울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값이 저렴하면서도 영양가는 높은 인조 달걀을 개발하기 위해 애썼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햄턴크릭푸드는 50만 달러의 초기 자본금으로 '비욘드 에그'를 선보였다. 노란색 가루 형태인 이 제품은 빵과 과자 등을 만드는 데 달걀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달걀 없는 마요네즈'도 지난해 출시와 동시에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식물성 달걀의 가치를 알아 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은 햄턴크릭푸의 큰손 투자자로 나섰다. 이들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햄턴크릭푸드는 '무 달걀 과자 반죽'과 '콜레스테롤 없는 스크램블 에그' 등 후속 제품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트릭은 새로운 물건이 기존 제품보다 획기적인 품질과 성능, 가격 경쟁력을 자랑할 경우 시장 판세를 뒤흔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회사의 미래를 낙관했다. 똑같은 영양가를 가진 인조 달걀을 일반 달걀의 반값에 내 놓는데 사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 조선미 기자(seon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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