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소이현(29)이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로 7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극중 미모의 제작자 역할을 맡아 섹시한 매력을 뽐낸 그는
"오랜 만의 영화 출연은 재미있고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 톱스타 보면 재밌고 신기
연예계를 배경으로
매니저에서 톱스타로 성장한 한 남자의 성공과 욕망, 추락을 그린 이번 작품에서 뛰어난 사업 수완과 미모를 겸비한 영화·드라마 제작자 미나 역을
열연했다. 현재 진행 중인 MBC '섹션 TV 연예통신'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올해는 스타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이 말에 그는 본인이 톱스타이면서도 "톱스타를 옆에서 지켜보면 재미있고 신기하다. 나도 이쪽 일을 하지만 늘 다른 스타들이
무엇을 하는 지 궁금해서 사람들이 나누는 연예계 뒷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곤 한다"며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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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 감독이라는 말에 덜컥 '겁'
이번 배역을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점은 톱스타 못지 않은 외모에 성격과 능력까지 모든 게 완벽한
미나를 어떻게 관객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표현하느냐 였다. 특히 연기 경력이 30년 가까이 되는 박중훈 감독 앞에서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덜컥 겁이 났다.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기우는 전혀 없었어요. 박 감독님이 연출을 처음 한다고 해도 어떤
스태프보다 영화를 잘 아는 분이니까요. 다만 대배우 앞에서 어떻게 'OK' 사인을 받아내느냐는 걱정이 컸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오히려 든든한
연기 멘토가 돼 주셔서 7년 만의 영화 출연에 대한 두려움까지 덜어냈어요."
# 임자 있는 남자가
편해
전작인 케이블 tvN '후아유'에서 옥택연·김재욱과 호흡을 맞추다 이번에 엄태웅·김민준과 함께 연기했다. 제작자이면서도 톱스타
원준(김민준)의 오랜 연인이자 매니저에서 톱스타가 된 태식(엄태웅)이 욕망하는 매력적인 여성으로 분했다.
"전엔 보기만 해도
샤방했는데 지금은 칙칙해졌다. 그래도 임자 있는 남자들이 연기하기 편하다"고 농담하면서 "택연이는 보기와는 다르게 소녀 감성을 가졌다.
'계집애'라고 놀리면서 많이 친해졌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감독님이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말했다.
# 연예계 깡으로
버텨
시크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지만, 실제 성격은 예민하고 소극적인 대개의 여배우들과 달리 털털하고 소탈하다. 술자리도 좋아하고
술도 센 편이다. 여리여리한 외모와 달리 지난 2년 반 동안 1주일 이상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근성도 있다.
"극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연예계는 냉정하고 비정해요. 이 곳에 있으면 많은 걸 얻기도 하지만 잃기도 하죠. 전 친구들, 가족과 평범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20대의
시간들을 잃은 게 가장 아쉬워요. 하지만 그랬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지난 2년간은 쉬지 못해서 힘들었지만 깡으로
버텼죠."
# 롤모델은
나문희·윤여정
지금은 치열하게 보낸 삶을 되돌아 보는 시기다. 예전엔 살아남기 위해 조바심이 났다면, 지금은 이렇게 큰 탈 없이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스타가 아닌 배우라고 생각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연기 욕심만큼은 많은 듯
했다.
"데뷔 때부터 제 롤모델은 톱스타 언니들이 아닌 나문희·윤여정·강부자 선생님이었어요. 스태프들로부터 '넌 너무 욕심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러나 실은 그게 가장 야망이 큰 거래요. 그 때까지 오래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거니까요. 다음에는
사이코패스를 한 번 연기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이완기(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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