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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스타인터뷰]정우 "인생역전? 여전히 방콕생활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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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우(33)가 설을 맞아 메트로신문 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랜 무명의 설움을 견뎌내고 노력의 결실을 본 그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런 믿음과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된다"고 확신을 드러냈다.

# 생활고 겪으면서 연기 내실 다져

여러 명의 스태프가 붙어도 스케줄 정리가 힘들 정도로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살이 쏙 빠진 것 말고 정작 변한 건 없다. 모든 게 운이었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겸손하게 90도 '폴더 인사'를 건넨다.

'응답하라…'의 쓰레기 역할로 인생역전의 로또를 맞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정작 그를 아는 사람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말한다. 익히 그의 재능을 알고 있던 이들은 '응답하라…'에 캐스팅된 순간 성공을 확신하기도 했다.

"제가 드라마의 주인공을 할 만큼 보편적인 마스크는 아니잖아요. 캐스팅 자체가 의외였는데 대본을 보니까 의아하면서 재미있더라고요. 진짜 쓰레기 소리는 듣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에 발을 들인 그는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연기 인생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09년 주연을 맡은 영화 '바람'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개봉 당시에는 그의 삶을 크게 바꿔놓지 못했다. 별다른 소득 없이 가족들에게 손을 벌리며 살아오다 결국 늦은 나이에 군 복무를 택했다.

"서른 살이 되니 마음을 많이 비우게 됐어요. 자격지심 때문이었는지 휴대전화 번호도 바꾸고, 사회와 차단하고 살게 됐어요. 그러면서 '보여지는 게 우선이 아니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만을 붙잡고 살았죠."

내가 원하는 작품과 캐릭터를 찾고 싶은 이상과 생활고는 해결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컸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2012년 8월 제대 후 KBS 드라마스페셜,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 '붉은 가족',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 등 쉼 없이 작품을 했고 마침내 '응답하라…'를 만났다.

"아는 동생이 해준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는 말을 되뇌이며 견뎌왔어요. 제대로 평가를 받는 날이 올거라 믿고 '나는 할 수 있다'는 말을 외치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을 다져왔어죠."

광고 대박…첫 지출은 어머니 임플란트

'응답하라…' 출연 이후로 출연한 CF만 8~9개다. 계약을 앞둔 CF를 포함하면 15개 안팎이 될 전망이다. 통신·주류·외식·화장품 등 광고계 대세들이 거친다는 업종은 모두 섭렵했다.

"신기하고 얼떨떨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어요. 여전히 차도 없이 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비슷할 것 같아요. 집을 옮길 생각도 없고요. 가장 먼저 결정한 유일한 지출은 어머니 임플란트를 해드리는 것이었죠.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도 않아서 여전히 집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똑 같은 생활을 할 겁니다."

'응답하라…' 이후 모든 영화와 드라마 대본은 정우를 거쳐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품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정작 대본을 손에 쥐어 보지도 못한 채 출연을 거절했다는 말부터 나도는 등 각종 뜬 소문에 유명세도 톡톡히 치렀다.

"이번 작품 기회를 준 관계자 분들에게 아직 감사 인사를 할 시간도 모자라죠. 황당한 루머에 억울할 때도 있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거창한 포부보다는 좋은 작품을 골라 더 치열하게 연기해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마음뿐이에요."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

  •  유순호 기자(s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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