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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은행점포 1년새 270개 증발…외환위기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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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지난 1년새 국내 은행 점포 20곳 가운데 한 곳에 해당하는 270곳이 문을 닫았다. 과거 외환위기 직후 5개 은행이 구조조정으로 사라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한국SC·한국씨티 등 9개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는 지난 7월말 기준으로 5101개다. 지난해 6월말 이들 은행의 점포는 5370개였다. 1년 만에 269개(5.0%) 점포가 사라졌다.

씨티은행은 203개에서 134개로 69개를 줄였고,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은행도 361개에서 311개로 50개 감축했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은 650개를 607개로 43개 줄였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41개씩 줄였다. 

은행들은 점포 축소보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인력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씨티은행은 이 기간 4229명에서 3587명으로 642명(15.2%), SC은행은 5605명에서 5146명으로 459명(8.2%)의 직원이 감소했다.

8036명에서 7829명으로 207명 줄어든 외환은행은 전날 외환카드 분사로 587명(7.3%)이 줄게 됐다. 

이외에도 국민은행은 종전 2만1572명에서 2만1396명으로, 하나은행은 9400명에서 9280명으로 직원이 줄었다. 

최근 1년간 이뤄진 점포·인력 구조조정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 

대동·동화·동남·경기·충청 등 5개 군소 은행이 한꺼번에 퇴출당하면서 1997년 말 7643개인 은행 점포는 1998년말 6662개로 981개(12.8%) 감소했다. 당시 은행원도 11만4619명에서 7만5604명으로 3만9015명(33.7%)이 줄어든 바 있다.

◇ 은행측 '비용 절감+ 금융환경 변화' 

은행권의 점포·인력 축소는 비용 절감과 금융 환경의 변화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이 온라인 영업으로, 최근에는 스마트폰 활용으로 바뀌면서 많은 인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입출금·이체는 인터넷뱅킹과 CD·ATM에서 75.5%가 이뤄졌다. 창구 거래는 11.2%로, 텔레뱅킹(13.3%)에도 못 미쳤다.

은행 노조들은 사측이 점포와 인력을 계속 줄이는 데 불안을 느끼고 있다. 당장 3일 예고된 금융노조 총파업의 이슈기도 하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반 노동 정책으로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며 "고용안정도 파업의 주된 의제"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산업노동조합이 3일 총파업에 돌입해도 일선 은행 영업점은 대부분 정상 운영된다. 

은행들은 이날 총파업 참가 지침을 정해 내부 공고하거나 조합원들에 전달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영업점은 분회장을 비롯한 1~2명, 본점 부서는 조합원의 최대 절반 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파업 관련 동력이 작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파업 참여 인원이 매우 적을 것으로 전해졌다.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조 입장에선 파업 참여를 독려했지만, 거의 현안이 없어 다른 은행보다 인원 동원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 역시 실제 파업 참여 규모는 제한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점포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고객 불편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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