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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최원영 "미워할 수 없는 국민 찌질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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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겠지만 얼마 전 막 내린 MBC '백년의 유산'에 출연한 최원영(37)의 실제 모습은 극중과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다. 그는 '국민 찌질이'란 별명을 안겨준 마마보이 철규의 모습을 완전히 벗고, 진지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설명했다.

# 박원숙과 드라마 인기 일등공신

극중 어머니인 영자 역의 박원숙과 더불어, 시청률 30%를 넘긴 이 드라마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채원(유진)을 괴롭히는 악독한 시어머니 영자와 그런 아내를 모른 척하다가 이혼 후에는 스토커처럼 집착하는 철규가 욕을 먹을수록 드라마의 인기는 치솟았다.

그러나 철규는 채원을 향한 일편단심 순애보가 가여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었다. "좋지 않은 면모를 보여줬지만 저로선 애정 가는 인물이었어요. 자기 밖에 모르는 유약한 사람일 수 있지만 아이처럼 순수해서 그런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철규는 괜찮은 사람이랍니다."



# 막장 비판에 연기로 최선 다해

많은 사랑을 받을수록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함께 받아야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비판 받아 동요할 시간에 연기자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편의 드라마를 반복해 찍으면서 연기에 염증을 조금 느끼던 참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신명나게 연기해보고 싶었고, 열심히 노력해서 철규 역으로 반전의 승리를 거두고 싶었죠."

마지막회에서 철규는 그렇게 집착하던 채원과 끝내 재결합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홍주(심이영)와 재결합해 나름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종영 후 시청자들은 '출산했더니 다른 사람의 아이더라' '홍주가 채원의 새 남편인 세윤과 내통 했더라' 등 우스갯소리로 다양한 추측들을 쏟아냈지만, 제가 볼 때는 둘이 앞으로 재밌게 잘 살 것 같아요. 자식이 생기면 부부 관계가 돈독해지니까 때로는 티격태격하면서 건강하게 살지 않을까요?"


# 어릴 적 훈남 소리 좀 들어

실제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철규와 많이 다르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편"이라고 하면서 "지금은 아니지만 어릴 적에는 훈남 소리 좀 들었다"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박원숙 역시 실제 모습은 극중과는 많이 다르다고 털어놨다. 지난 7개월간 촬영장에서 진짜 모자 사이처럼 지냈다는 그는 "박 선배는 유쾌하고 재밌고 후배들을 많이 챙겨준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라고 치켜세웠다.

   
 

# '색즉시공'으로 데뷔…무명 10년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해 '내가 살인범이다'와 드라마 '선덕여왕' '이웃집 웬수'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못하다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여세를 몰아 10월부터는 올 하반기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SBS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에 원조 한류스타 윤손하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재벌가 부부로 등장한다. 실제로는 미혼인 그가 다 큰 자식을 둔 중년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아들을 둔 역할이라고 해서 처음엔 선뜻 나서기 꺼려졌는데 생각해보니 오히려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저를 통해 색다른 아빠의 유형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백년의 유산'을 통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그 때의 마음가짐을 계속 지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최윤성(라운드테이블)·디자인/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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