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류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과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수주·전시회인 '패션코드 2014(Fashion KODE 2014)'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렸다. '문화와 패션'을 결합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인 신개념 패션문화 축제를 표방한 자리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이 축제는 내년 3월에 있을 2회차 공연을 포함 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행사는 국내 톱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함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국내외 120개 이상의 패션 브랜드와 400여명의 국내외 바이어들이 참가해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축제에 앞서 지난 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개최를 알리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패션 축제에는 다른 국내 행사와 차별화된 K-POP·여성복·남성복·잡화·아동복 등 6가지 테마로 재미를 접목한 콘셉트 공간을 마련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 "한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마다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30회 이상의 바이어 미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 (위)패션코드 2014 홍보대사인 아이돌 그룹 'EXO' 멤버들.(아래)개막 첫날인 16일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패션코드? EXO코드!
축제 첫 날인 16일 '국민과 업계가 함께하는 코드 퍼레이드(Kode Parade)'를 주제로 한 패션쇼에는 신용언 문화체육관광부 실장,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과 디자이너들이 다문화 가족 자녀들과 함께 직접 런웨이를 펼쳤다. 특히 이번 행사의 홍보대사인 아이돌 그룹 EXO의 멤버도 함께 무대에 올라 행사장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주최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방문객은 500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한 방문객은 "패션쇼인지 프리마켓인지 콘서트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며 "일반인들과 함께 한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현장에 들어가지도 못한 사람들이 많았고 EXO 팬들이 몰릴 것을 주최 측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보였다"고 토로했다.
-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또다른 방문객은 "관계자들이 주인공이고 관람객은 들러리였다"며 "표를 구매한 사람도, 초대권을 들고 온 사람도 들어 갈 수 없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현장에 바이어로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열기가 뜨겁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분명 긍정적인 면이지만 아이돌 가수의 나이 어린 팬들이 이번 수주 전시회에 얼마나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 ▲ 지난 18일 오후 패션코드 2014가 열렸던 양재 aT센터 내 현장.
지난 18일, 축제 마지막 날 현장은 처참했다. 첫날 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는 말이 무색해 보일 정도였다. 한 현장 관계자는 "첫날에나 붐볐지 어제와 비슷한 수준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킹파티는 그냥 놀자판"
이날 만난 국내·외에서 편집숍을 운영 중인 한 바이어는 "바이어의 방문이 너무 없다. 특히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수주행사임에도 해외 바이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며 "해외와 견줄만한 성공적인 패션 축제가 되려면 바이어 수를 더 늘려야 하고 특히 외국인 바이어가 매력을 느낄만한 브랜드가 더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바이어 관계자는 "브랜드 선정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대학생 친구들이 교수님과 함께 참가한 곳도 있고 명함이나 브랜드를 알릴만한 것 하나 없이 들어온 곳도 있다"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어 "어디든 그렇지만, 이번에도 역시 끼리끼리 문화가 여전했다"라며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관계자·대형 바이어 등은 저들끼리만 놀고, 신생 브랜드나 규모는 작지만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판로 길을 찾으려는 바이어들을 위한 지원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최 측은 이번 축제에 국내 패션업계에서 '특별' 요청한 해외 유수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해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방편으로 가시적인 수주회 성과를 창출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파티'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 바이어는 "놀자판, 그냥 클럽왔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DJ파티 등으로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고 끼리끼리 모여 춤추고 술먹고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의 모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한 외국 바이어나 외국 디자이너도 만나봤지만 일단 통역도 없고 말이 안 통하다보니 실질적인 네트워크 형성은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 ▲ 패션코드2014 행사장 내 'K-POP' 섹션에 유일하게 자리잡은 'SM엔터테인먼트' 부스.
◆구색과 형식 맞추기에 급급
한편 이날 만난 론칭 1년을 맞은 신생 브랜드의 대표는 생각 외의 성과를 내 만족하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페어에서 수주 유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어서 사실 이번 행사에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참석했다. 동일 날짜에 겹치는 인디브랜드페어보다 부스비가 저렴하다는 것만 보고 왔는데 중국 쪽으로 계약을 따는 등 나름 성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에 자리한 브랜드들이 어떻게 선정됐는지 잘 모르지만 참석한 디자이너들의 공통된 말은 형평성에 신경 써 달라는 것이었다"라며 "우리는 바이어 미팅을 마련했다는 연락을 주최 측으로부터 한 차례도 못 받았고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2~3번 정도 형식적인 만남이 다였다. 주최 측에서 홍보한 유명 바이어들은 어디서 누구와 만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전했다.
그는 또 "바이어 미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에 주최 측은 '그걸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며 "국내 페어가 다 그렇듯 형식과 보여주기에 치중한 것은 여기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전시장 구석에는 K-POP 섹션이 따로 구성돼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를 소개하며 한류 열풍에 대한 기대를 이번 수주회에 반영하겠다는 의도였다. 그 곳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부스 하나가 다였다. 소속가수의 로고가 새겨진 양말이며 음반 등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K-POP이라고 따로 섹션을 구분한 것이 민망할 정도였다.
주관 측은 현재 이번 행사와 관련한 성과 및 결과물 등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주최·주관 측은 참가한 바이어와 디자이너, 일반 관객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할 것"이라며 "13억 예산을 허투루 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 김학철 기자(kimc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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