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42)은 우람한 체격만큼
지칠 줄 모르는 배우다. 해를 넘어 상영된 '반창꼬'를 시작으로 '노리개' '공정사회'와 지난달 30일 개봉한 '뜨거운 안녕'까지 그가 출연한
작품은 올해만 벌써 네 편이다. 지난해는 우정출연한 작품까지 8편이었다. 올해는 이를 넘어선다. 관객들은 촬영장에 있을 때 가장 즐겁다는 그에게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 깡패와 형사 전문? "아직 절 잘 모르시네요"
"아직도 제가 깡패와 형사만
연기하는 줄 아는 분이 있어요?"
사채업자, 소방대장, 기자, 야구선수, 태권도 사범, 전직 군인, 꽃집 아저씨, 산적…. 최근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을 줄줄 읊는다. 외형이 주는 고정관념 탓이기도 하지만 캐릭터 속에 완벽히 녹아들어 익숙해진 그를 발견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뜨거운 안녕'에서 연기한 깡패 출신 시한부 환자 무성은 그의 새로운 매력을 즐기기에 충분한 인물이다. VIP 시사회
후 지인들은 "깡패가 이렇게 웃기고 울려도 되냐"는 말로 그의 연기에 호평을 보냈다. 무심하게 툭툭 내뱉는 유머로 무게감 있게 영화를 끌고
가면서 마지막에는 담담하게 눈물샘을 자극한다.
"액션이든 스릴러든 드라마든 유머가 들어 있는 걸 좋아해요. 그러면서 심심하거나,
과하거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못 참아 (남택수) 감독님과 현장에서 거의 모든 걸 만들어 갔죠."
쏟아지는 작품 제의 속에 이
영화를 택한 그는 "호스피스에 모인 환자들이 어떻게 마음을 내려놓고 생에 마지막을 준비하는지, 봉사자들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간호를 하는지 직접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다시 돌아보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목표는 오로지
오랫동안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
미국에서 죽을 각오로 운동을 했고, 10여 년간 해오던 일을 던지고 배우의 길에 들어선 뒤로도
죽을 각오로 모든 걸 걸고 일해왔다.
"돈 한 푼 없이 살던 시절을 생각하면 늘 촬영장에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몰라요."
출연작 리스트는 자신도 휴대전화 속 메모를 봐야 할 정도로 화려하다. '감기' '적설' '더 파이브'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올해 개봉 예정작인 '배우는 배우다'와 '미스터 고'에는 우정출연했다. '결혼전야'와 '군도'는 촬영을 진행 중이다. 자신이
기획과 시나리오 개발에 참여한 작품이 두 편이고, 인기 웹툰 작가 고영훈과 준비하는 영화도 있다.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단독 주연의 액션
영화도 곧 촬영에 들어간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우직하게 이어가는 성격이라 구두로 출연을 약속한 작품까지 합치면 앞으로 몇 년간은
쉴 날이 없다.
"제 목표는 딱 하나예요. 오랫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하는 거죠. 어떤 식으로든 계속 진화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연구하고 있어요. 많은 작품을 할 수록 매 작품을 대할 때마다 신중해져요." 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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