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강북에 뜨는 세 갈래 '커피로드'

반응형

●합정동 카페거리: 합정역 5번 출구 오른쪽 첫 번째 골목길부터

대형 SPA 매장과 드러그스토어,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장악해버린 홍대의 옛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합정동만큼 달가운 곳도 없다.

상권으로 바뀌어버린 홍대에서 조금씩 밀려나 합정동에 자리 잡은 카페들은 주택을 리모델링한 곳이 대부분인데 화사한 인테리어와 각기 다른 개성으로 한껏 치장하고 있다. 샌드위치·샐러드·에그 프라이 등 간단한 홈메이드 메뉴를 갖춘 카페도 있어 고즈넉하게 브런치를 즐기기 좋다. 동화 속이나 외국의 거리에 온 듯 아름다운 골목으로 친구·연인과 디지털 카메라 하나 들고 봄나들이 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산책이 끝나면 베이커리에 들러 달콤한 빵 한 조각을 산 다음, 작은 바에서 수다를 떨 수도 있다.


●연남동 카페거리: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가좌역 방면

조금은 허름한 듯한 연남동 골목으로 들어서면 빈티지한 분위기의 핸드메이드 소품으로 멋을 낸 '땅콩카페'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연남동 카페들을 들여다보면 "대체 어떻게 알고 사람들이 찾아올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오면 되지"라는 여유는 통하지 않는다. 문 밖에서 '찜'해 놓은 그 자리를 어느 틈에 찾아온 단골손님이 차지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촐한 입간판이 눈에 띄는 카페리브레는 들고 나설 때 정문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이 '착한 카페'로 인정하면서 뜻밖의 유명세를 탄 이 곳은 수수한 외관이지만,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공정무역 원두로 내린 커피의 두터운 크레마 층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연남동표 커피 한 잔이면 나들이 중 마주친 때 아닌 찬바람도 두렵지 않다.


●상수동 카페거리: 상수역 3번 출구에서 상수동사거리 방면

벽의 그라피티 아트가 눈길을 끄는 상수동 카페거리는 동네 전체가 마치 현대미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각목 단면을 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여 사람 얼굴로 만든 카페 '상수동 블루스'와 해바라기 꽃으로 간판을 대신한 카페도 있다. 톡톡 튀는 신예 화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그 문화 다방&갤러리'에서는 순하고 똑똑한 강아지 검둥이가 손님을 반갑게 맞아준다. 벽면 가득 책이 꽂혀있는 '이리카페'는 유명 뮤지션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월간 잡지도 발행하고 있다.

상수동의 카페들은 마치 1980~90년대의 살롱처럼 예술과 창작, 소통에 목마른 이들의 아지트가 돼주고 있다. 어느 날 문득 글을 쓰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혹은 다른 어떤 방법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진다면 상수동에서 동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