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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국가대표급 자영업자' 치킨집 사장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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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 /연합뉴스

'국가대표급 자영업자' 치킨집 사장님의 눈물 

"걱정이 태산입니다. 기름 사용량을 줄이면 치킨 맛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치킨 값을 올릴수도 없구요." 

'달걀 대란'에 이어 '식용유(콩기름) 대란'이 엄습해 오고 있다. 최근 업소용 식용유값이 급격히 인상됐기 때문이다. 공급도 줄고 있다.

업소용 식용유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지난해 남미에서 발생한 홍수로 아르헨티나 등의 국가에서 콩 재배량이 줄어 수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서 대두 원유를 수입해 업소에 공급하는 업체들은 최근 납품을 중단했다. 그나마 공급 받는 18ℓ 식용유의 가격은 2000~3000원 올랐다. 

식용유 직격탄은 골목마다 한두 개씩 있는 치킨집 뿐만이 아니다. 중화요리, 파전, 튀김류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BBQ, bhc,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번 식용유 대란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기름 대신 올리브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AI에 이어 식용유 대란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식용유 대란으로 치킨집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리브유 등 콩 이외의 다른 원료로 만든 식용유를 사용하면 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산란계에 집중돼던 AI 영향이 육계로도 번지기 시작했다. 육계 가격 인상이다.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월 육계 산지가격은 1㎏당 1600~180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200원 가량 오른 수치다. 정부가 가금류 이동제한을 AI 발생농가에서 10㎞로 확대해 육계 농가에 병아리 공급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2~3월에는 종계 매몰 처분 여파로 인해 산지가격이 1kg당 1900~2000원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AI 사태가 길어지면 육계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식용유 가격도 올라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식용유를 줄일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치킨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은 더더욱 할 수 없다. 서민들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용유 사용 자영업자 비상 

식용유 대란까지 겹치면서 치킨집 뿐 아니라 중화요리, 튀김·전 등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자영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중화요리 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지난해부터 식용유 가격이 많이 올랐다. 중화요리 특성상 기름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올해 또 오를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는 "작년부터 달걀 가격이 올라 걱정인데 식용유 가격까지 인상돼 죽을 맛"이라며 "전에는 달걀, 식용유가 많이 사용 된다. 특히 식용유를 많이 사용해야 바삭한 전을 만들 수 있는 데 줄일 수 없는거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명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상인은 "예전에는 식용유 양을 생각 안하고 사용했는 데 가격이 오르고 나서는 딱 필요한 만큼 표시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처럼 식용유 대란이 지속된다면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업종과 외식업체가 음식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어 서민들의 생활 물가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영업용 식용유 가격 인상 

오뚜기, 롯데푸드, 동원, 대상 등 원유를 수입해 식용유를 판매하는 업체 가운데 일부가 식용유 가격을 약 9% 인상했다. 대상은 지난해 12월까지 원유 수입과 업소용 식용유 생산을 중단하다 올해 들어 원유 수입을 재개했다. 동원은 아직 수입을 재개하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은 원유를 수입하는 대신 콩 자체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콩기름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7~8% 인상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두 가격 자체가 올랐고, 환율 영향까지 겹처 제조 원가가 약 18%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체마다 가정용 식용유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두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가정용 제품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우려와 다르게 품귀 현상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산 콩기름 원유가 수입되고 있고 내달부터는 아르헨티나산 콩기름 원유의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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