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의 지배가 곧 정의다"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고대 사상가는 플라톤이다. 그는 국가와 정치의 정당성에 대해 질문했다. 정의가 힘에 의한 지배로 받아들여질 경우, 약자들의 목소리는 짓밟히게 되어 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선은 정치의 목표이자 그런 정치가 인간의행복이라는 걸 일깨운 것이다.
정치와 국가는 정의로운 세상과 좋은 삶을 보장해나가는 역할을 해나가지 못할 때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1930년대 영국의 지식인 사회를 대표한 정치학자 해롤르 라스키는 민주주의가 위협받으면서 파시즘의 도래가 내다보이자, 치열하게 논전을 펼친다. 그는 "부당한 질서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지식인들이 이에 대하여 침묵한다면, 그것은 도덕적 마비와 지적 황폐에 기여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의 위기는 인간과 그 공동체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암살당했으나, 스웨덴이 여전히 사랑하는 정치가 올로프 팔메 총리는 자신의 신념을 정치의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관철시켜나간 인물이다. 그는 현실을 내세워 자기가 소중하게 여기는 철학과 가치를 희생시키지 않았다. 정의로운 세상, 좋은 삶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베트남 전쟁, 남아공의 인종차별 체제 아파르트헤이트 등에 대한 국제적 사안에도 용기 있게 발언했다.
스웨덴이 중립국가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의 이러한 태도는 예상을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팔메는 이렇게 말했다. "작은 나라인 우리의 영향력은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의 평화와 중재, 민주주의, 사회정의를 위한 노력까지 작은 것은 아닙니다. 중립은 침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는 스웨덴의교육은 "비판적인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완벽한 체제는 없기 때문에 비판적 시민이 끊임없이 정치를 감시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야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채 신뢰를 상실해가고 있고, 민주주의와 교육에 대한 철학이 없는 곳에서는 정치가 무너지고 인간의 삶도 흔들린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시민이 주체가 된 "정치의 복원"이 절박해지고 있다.
/성공회대 교수
- 메트로신문(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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