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연예

김인권 ,"실제론 말수 적은 스타일"

반응형

 
 


■ 영화 '전국노래자랑' 가수 지망생 봉남 역 김인권

스크린을 벗어난 김인권(35)의 실제 모습은 말수 적은 사색형 인간에 가깝다. 자신을 '생계형 배우'라고 겸손하게 낮추지만, 연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무척 조심스럽고 심지어 예민하기까지 하다. 다음달 1일 개봉될 '전국노래자랑'에서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의 꿈을 이루고자 애쓰는 봉남은 김인권과 다른 듯 닮았다.

▶ 극중 캐릭터 나와 다른 듯 닮아

촬영을 앞두고 '복면달호'의 음악 감독으로부터 수 개월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가장 기초적인 바이브레이션부터 비트의 개념까지 속성 단기반으로 익혔다.

원래도 아주 형편없는 노래 솜씨는 아니었지만, 극중 캐릭터가 가수 지망생 출신인 만큼 전문적인 기술 습득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알코올 기가 있어야 필(feel)이 차오르는 스타일이죠. 그렇다고 노래 부르는 장면을 매번 술 먹고 촬영할 순 없잖아요. 일반인과 현역 가수의 중간쯤 되는 노래 실력을 보여주는 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김인권은 극 중에서 월드스타 싸이의 '챔피언'을 열창한다. 곡 선택은 지난해 늦여름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막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이뤄졌다. 당시 제작자인 이경규와 연출자인 이종필 감독 등이 만장일치로 '챔피언'을 골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강남스타일'이 오히려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들 듯 싶다. "에이, 그렇진 않고요. '챔피언'의 노랫말이 봉남의 꿈을 대변해주므로 기가 막힌 선곡이라 생각해요. 또 서민적인 분위기의 '전국노래자랑'엔 아무래도 '강남스타일'보다는 '챔피언'이 더 잘 어울리잖아요."

▶ 생계형 배우…조연→주연 과도기

2009년 '해운대'를 시작으로 '방가?방가!' '퀵' '마이웨이' 등을 거쳐 지난해 '강철대오 : 구국의 철가방' '광해, 왕이 된 남자' '타워'까지 김인권은 밝지만 페이소스가 넘쳐 흐르는, 희극적이어서 오히려 비극적인 캐릭터의 맞춤 배우로 우뚝 섰다.

이처럼 연기자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꿈꾸는 그의 속내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개성파 '명품 조연'에서 영화 한 편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주연으로 발돋움하는 과도기에 서 있다고 생각해서다. 무리하게 주연을 꿈꾸진 않지만, 자신에게 거는 관객들의 기대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살짝 부담스럽고 헷갈린다.

   
 


얼마전 이경규는 "이제까지 줄기차게 달려왔으니 조금 쉬면서 변신을 모색해라"고 조언했다. 참으로 좋은 귀띔이지만, 아내와 세 딸을 부양하는 가장으로서의 현실적인 여건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또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살벌한 '양아치' 연기로 한때 전국구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적이 있어 섣부른 이미지 변신은 조금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답이 무엇일까 궁리하다 보면 가족 모르게 밤을 새기 일쑤다. "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들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하겠지만 제겐 꽤 심각한 문제입니다. 30대 중반을 잘 넘겼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러고 나선 흰머리가 늘어나 달라진 외모와 연기로 새로운 캐릭터를 선사하고 싶은 욕심이죠. 물론 그때까진 제가 잘하고 싶은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을 조화롭게 병행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같아요. 이를테면 꿈과 현실의 적절한 안배라고나 할까요."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