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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내가 주인" 카페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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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래(29·왼쪽 아이 안은 사람)씨가 11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맘스카페 cafe in D'에서 '20대 맘들의 모임' 회원들을 만나 점심을 먹으며 딸 조수아(3)양과 아들 민국(1)군을 돌보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2010년생은 아들이 많고 2012년생은 딸이 많대. 우리 아들은 연하녀를 만나야겠어." "연상녀는 안 돼?" "그건, 생각 좀 해보고." "야, 너 벌써 시어머니 티 내는 거야?" "하하하하하."

지난 11일 낮 '맘스카페 cafe in D'에 모인 '20대 맘들의 모임' 회원들은 고소하면서도 고달픈 육아 이야기를 나누며 한바탕 웃었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업무를 처리하던 카페가 '동네 사랑방'으로 진화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운영에도 참여하며 수익도 공유하는 '복합 공간' 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맘스카페'는 인터넷 카페 '동작맘 모여라' 회원들이 출자해 지난 8일 서울 상도동에 문을 열었다. '동네 육아 사랑방'을 지향한다.

대표 매니저 권경아씨는 "시작 단계지만 '어린이 영어 강좌' '논술 교실' '엄마를 위한 경제 세미나' 등 프로그램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며 "'엄마가 즐거워야 아이도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동네 육아 커뮤니티의 사랑방이 되도록 꾸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맘스카페'는 판매하고 남은 식재료를 지역 푸드뱅크에 기부하고 수익의 일부는 저소득층 급식비에 보태는 등 지역사회에도 공헌할 예정.

'20대 맘 모임'에 참석한 신나래(29)씨는 "이웃과 '육아'라는 공통분모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다"며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덜 봐 마음이 편하다"고 만족해했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문을 연 '청서마을카페'는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청서마을카페'는 청파동사무소와 녹색소비자연대, 청파중앙교회가 참여한 '청서마을협의회'가 주축이 돼 1년여 준비한 결과물이다.

카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공부방, 물물교환 장터, 뜨개질, 손바느질, 비누 만들기 등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소모임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카페 수익금은 다시 '녹색건강마을 만들기 프로그램' 강사비와 운영비 등에 재투입한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사람들이 편하게 찾고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해 카페를 만들게 됐다"며 "취약계층이 많은 청파·서계동 일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카페로 출발한 서울 종로구 교남동의 '레드북스'는 사라져가는 인문사회과학 서점의 맥을 잇기 위한 공간으로 서점과 헌책방 역할을 담당한다.

더불어 저자와의 대화·출판기념회·독립영화 상영·핸드드립 커피 교실·팟캐스트 방송 만들기 강좌 등 사람을 모으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니저 양돌규씨는 "레드북스는 카페와 책을 매개로 모인 사람들이 동네 문화를 새롭게 만드는 출발점 같은 곳"이라며 "잃어버린 '마을'을 다시 만드는 사랑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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