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이 신흥국이 입게 될 심각한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는 트레이더들. <사진=연합뉴스>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이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이 신흥국이 입게 될 심각한 피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2013년 연준이 양적 완화를 시사한 결과 나타난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 사태를 능가하는 위험이 우려된다는 경고다.
BIS는 6일(스위스시간) 홈페이지를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서 신흥국의 현재 상태를 "금리 인상을 기다리는 불안한 정적"이라고 표현했다. 올해 여름 중국 증시 및 외환시장 변동성에 휘둘렸던 신흥시장이 4분기 들어서 다소 진정된 상태지만 이는 '불안한 정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BIS는 실제 이번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에 대한 부정적인 단기 전망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브라질과 러시아 경제는 여전히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경제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BIS는 오히려 부진해진 신흥국의 거시 전망과 미국 금리에 대한 높아진 민감성, 미국 긴축에 따른 타격 등 금융시장 여건은 더 부정적으로 바뀐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값 싼 대출에 의존했던 신흥시장 가계 및 기업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신용경색을 마주해 유동성 증발 상황에서 시장 패닉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테이퍼 텐트럼' 현상이다.
'테이터 텐트럼'은 금리가 오를 경우 신흥국에 묶여있던 자금이 급격히 유출돼 통화 가치 하락과 증시 급락을 불러올 때 발생한다. 2013년 5월 버냉키 당시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채권 및 주식 가격이 일제히 급락한 바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급히 회수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1994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렸을 때도 멕시코에 금융 위기가 일어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BIS는 신흥국 채권지수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간 금리의 변화로 볼 때 현재 상황은 2013년의 '테이퍼 텐트럼'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들의 부채 및 외채원리금상환부담률은 저금리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수준으로 늘어나 있다. BIS 보고서 특별세션에 따르면 신흥시장의 비은행권 달러화 채무 규모는 공식 발표된 3조80000억 달러보다 6000억 달러 가량 더 많을것으로 추정된다. 또 회사채 시장은 2014년까지 10년 동안 18조 달러로 네 배가 늘어난 상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가치가 더 오르면서 대규모의 달러화 표시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 신흥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신흥국 자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신흥시장의 자산 중에서도 가장 취약성을 드러낸 곳은 외환시장으로 브라질 헤알과 터키 리라 그리고 콜롬비아 페소 등은 지난 9월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BIS는 "신흥시장 현지통화 수익률은 갈수록 미국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있다는 조짐이 발견된다. 위기 이후에는 미국 채권 수익률 변화가 신흥시장에 미치는 강력한 국제적 파급효과를 나타냈는데 이런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BIS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두려워 해 긴축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한 원인은 지나치게 낮은 금리 정책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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