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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박성훈의 IT도 인문학이다]하늘에 두 태양이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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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잡스

스티브 잡스·빌 게이츠 30년 앙숙 

구글과 아마존 바통 이어받나 

하늘에 두 태양이 뜰 수 없다고 하지만 예외도 있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만 봐도 그렇다. 

1955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2011년 10월5일 잡스가 사망하기까지 약 30년을 라이벌이자 앙숙으로 지내왔다. 

세기의 천재로 통하는 이들은 20대 시절부터 서로를 잘 알았지만 사이는 좋지 않았다. 

발단은 게이츠가 만든 윈도 1.0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본 잡스는 "메킨토시를 베꼈잖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게이츠를) 파괴하겠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 말을 들은 게이츠는 "잡스 당신이 만든 매킨토시 역시 제록스의 아이디어를 훔친거잖아!"라고 응수했다. 

30대였던 90년대. 잡스는 일간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게이츠와 자신의 경영철학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무덤 속 부자는 의미가 없다. 나는 무덤이 아니라 침대에 누우며 오늘도 멋진 하루를 살았다고 말하고 싶다"며 게이츠를 '무덤 속 부자'라고 비하했다. 

다혈질인 잡스의 독설은 계속된다. 그는 희대의 성공작 '윈도95'가 처음 나왔을 때도 "색깔이 없다. 성공 여부를 떠나 사람들이 쓰레기 제품을 산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내뱉었다. 

2011년 잡스가 사망하자 게이츠는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잡스가 그리울 것"이라고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던 잡스에 대한 미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게이츠는 지난해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애플 아이패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에 "나쁘지 않다. 예쁘지 않은가. 잡스는 다른건 몰라도 디자인을 잘 한다"고 짧게 말했다. 

즉 제품의 성능이나 창의성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예쁜 물건을 잘 만든다'는 식으로 잡스를 우회적으로 낮췄다.

2014년 8월 현재 하늘에는 몇 개의 태양이 떠있을까.

세간의 관심도를 보면 구글의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공동 창업자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창업자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아마존은 비디오게임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를 약 1조원에 인수했다. 

트위치는 '롤'과 같은 인기 게임 플레이 장면이나 게이머의 모습을 보여주는 서비스다. 한마디로 게임에 특화된 유튜브다.

사실 트위치는 구글이 노리고 있던 사냥감이었다. 구글과 트위치는 올해 내내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해왔다. 

구글 역시 트위치와 유튜브를 결합하면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일에서 통합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베조스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잽싸게 구글에 고추가루를 뿌렸다. 

페이지·브린과 베조스도 잡스와 게이츠처럼 장기간 티격태격할 수 있을까.

  •  박성훈 기자(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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