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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벤처 에이아트 "잿더미 속 노트북 한대에 희망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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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위한 앱 스토어를 만들면 어떨까."

'에이아트' 공동대표 장종화(30)씨와 고경환(30)씨의 창업은 이 한줄의 물음에서 시작됐다. 건국대 산업디자인 학부 동기로 각각 광고 회사와 패션 회사를 다니던 두 사람은 수많은 미대생들이 졸업 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소중한 포트폴리오를 SNS에 주먹구구식으로 소개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고경환씨는 "소위 '잉여 디자이너' 10만3000명 대부분이 무직"이라며 "작품을 소개하고 상품화하는 플랫폼 구축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창업을 위해 멀쩡한 직장을 뛰쳐 나왔다. 이후 디자이너의 작품을 활용한 배경화면 무료 공개부터 티셔츠 및 스마트폰 케이스 상품 제작까지 돕는 아트 플랫폼 '픽셀'을 만들었다.

두 사람의 아이디어는 지난해 열린 KT·중소기업청 주최 앱 경진대회에서 대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장 대표는 "학부 시절 30번이 넘는 공모전에서 수상했지만 대상은 처음"이라며 "대상 자격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탐방했고, 그 곳에서 만난 구글 개발진 눈에 띄어 구글 플레이 메인 화면에 픽셀이 소개됐다"고 말했다.

  
'에이아트' 임직원들이 신제품 디자인 회의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구글에 공개된 이후 서버가 다운되는 폭발적인 반응 속에 에이아트는 현재 미국·중국·프랑스·브라질 등 전세계 작가 100여 명이 활동하는 어엿한 벤처로 컸다. 판매 수익의 20%를 작가에게 준다는 소문이 돌면서 활동 작가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성장을 거듭하면서 에이아트는 해외 진출 기회도 잡았다. 지난 2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스마트콘텐츠센터 추천으로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에 참가해 현지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물론 난관도 있었다. MWC 참가 직전 사무실이 전기 누전 화재로 다 타버린 것이다. 홍콩·대만 등에서 해외 진출 문의가 왔지만 언어와 법률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행운의 여신이 찾아왔다.

장 대표는 "화재 당시 노트북 한대만 건진 채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됐다"면서 "무엇보다 연구 공간이 없어서 낙담했는데 공모전 수상으로 인연을 맺은 KT에서 흔쾌히 연구개발센터 사무실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변리사 선임과 통역은 KOCCA 콘텐츠종합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았다"면서 "창업의 어려움을 겪을 때, 주위을 잘 살펴보면 도움 받을 기회가 의외로 많다"고 조언했다.

현재 에이아트는 CJ E&M과 프로그램을 소재로 한 디자인 협업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와 갤럭시S4 출시 기념 아트 케이스 전시회도 열었다.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에서 제일 싼 아메리카노 한잔 시켜놓고 매일 20시간 이상씩 회의하던 시절도 있었죠. 그래도 '내 것을 한다'는 뿌듯함이 저희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습니다. 창업이 생각보다 금방 '빵' 터지지는 않지만 철저한 준비와 인내심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옵니다. 꿈을 위해 도전하세요! 느낌 아니까!"



장윤희 기자  uniqu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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