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연예

보이스피싱 피해부터 해법 영화로 제작…한국 총책 이기동 실화 바탕

반응형
▲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의 정체' 저자 이기동

보이스피싱 대부에서 영화 원작자로

국내 총책 하루 1억4000만원 수익

과거 참회 금융사기 예방에 앞장

"당신 자녀가 납치됐다."

매년 새 학기가 되면 자녀를 납치했다며 학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린다. 최근에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중국 공안부와 보이스피싱 등 개인정보유출 범죄 공조 수사를 위한 '한·중 수사협의체'를 구성하며 금융범죄 근절에 나섰지만 여전히 국민들의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새로운 사기 수법이 등장하면서 한 해 20만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이스피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보이스피싱 국내 총책임자였던 이기동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보이스피싱'(가제)이 제작단계에 들어가 화제다. 영화 '보이스피싱'(가제)은 '비열한 거리' '말죽거리잔혹사' 등을 히트시킨 제작자 로드픽쳐스 최선중 대표와 이기동씨가 손잡고 제작에 들어갔다.

영화의 원작이 된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의 정체'란 책을 출간한 이기동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이스피싱 한국 대포통장 총책으로 활동할 당시 그는 하루 1억4000만 원의 수익금을 챙겼다. 누구도 생각지 못할 엄청난 금액이다.

그는 "대포통장을 만드는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돼 있었다"며 "피해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도 생기면서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 생겼다. 국민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썼다"고 털어놨다.

그는 2000년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참회했다. 당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일기 형식으로 쓴 내용을 바탕으로 완성된 것이 바로 소설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의 정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보이스피싱 조직들의 구조, 보이스피싱 방법, 실제 처벌을 피해가는 방법 등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하고 교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의 해결책은 간단했다.

"금융범죄를 차단하려면 범죄자를 잡기보다 대포폰과 대포통장이 사라지면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것을 국민들이 만들고 있다는게 문제죠. 아이나 어른들이 일정 금액을 받고 자신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을 범죄인지 모르고 있어요. 이것만 알려주면 범죄는 급격히 줄어들겁니다."

18세 때부터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던 중 27세에 보이스피싱에 발을 들인 그는 조직원 6명을 두고 2년여 만에 50억원 이상 벌었다. 아직도 그를 향한 유혹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사실 주위에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범죄자다 보니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고 진실은 언젠가 보상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금유범죄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양성운 기자(ysw@)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