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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아역배우 군기반장이라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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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40)이 명성에 걸맞은 명품 연기를 선사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지인의 가방을 대신 운반하던 중 프랑스의 한 공항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오인돼 지구 반대 편에서 2년간 수감 생활을 하는 여인 정연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가는 길'(11일 개봉)에서 전도연은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 사건이 주는 답답함과 먹먹함에 깊은 울림과 감동까지 녹여냈다.



로케이션

프랑스에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한 달 가량 촬영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오랜 만에 현장에 복귀해 어색하기도 한 데다 실제 교도소를 빌려 촬영하느라 제한된 시간 안에 무조건 해내야 되는 환경이 무척 힘들었다. 깊은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색해 보이면 어떡하나 걱정도 됐지만 혹시나 이상하더라도 관객들이 "전도연인데. 일부러 연기 못 하는 설정을 하는 거겠지"라고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영화마다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사실 어떤 길이 쉬울 지 어려울 지 모르겠다.





딸 혜린이로 출연한 강지우 양의 연기는 대단했다. 워낙 아이를 예뻐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역에게 매우 엄하다. 혜린이가 울어야 할 때 울리는 건 내 몫이었다. 아이라도 해야할 일 앞에서는 냉정하게 대한다. 아이들의 군기반장이다. 실제 다섯 살 딸에게도 그렇게 대한다. 엄마의 빈자리가 늘 미안해 푸근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아닌 건 아니다. 울고 고집 부린다고 들어준 적이 없다.

   
 

송강호

'변호인'과 일주일 차이로 개봉하는데 대결구도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2년 만에 나왔고, 송강호씨는 올해만 세 번째인데 억울하다. 호호. '넘버 3'를 보고 팬이 됐다가 '밀양' 때 처음 만나본 송강호씨는 굉장히 이기적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많은 배려를 해줬다. '밀양' 때의 송강호가 그립다.



이병헌

이병헌씨와 '협녀: 칼의 기억'을 한창 촬영 중인데 14년 만에 다시 만난 사실을 전혀 못 느낄 정도로 사람이 정말 변함이 없더라. 그 사이 월드스타도 돼 어려우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똑 같아 마음이 편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숙제는 액션이다. '집으로…'를 끝내자 마자 지난 여름 세 달 동안 액션 스쿨에서 훈련했다. 이제는 칼을 다루고 와이어를 타는 건 폼나게 할 정도의 수준이 됐다.



성형

필요하면 할 텐데 나는 자연스러움이 좋고 내 얼굴이 좋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싶다. 동안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거라 노력으로 어떻게 된 건 아니다. 부지런한 편이라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피부관리실에 가지 못 할 때는 팩이라도 사서 집에서 관리를 한다. 그래도 진한 멜로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섭외가 많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동안이니까 어떻게 해보겠다'는 걸로는 안 통하나보다. 후웃.

   
 

해외진출

어떻게 하는 건지 내게도 좀 알려주면 좋겠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에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언어가 안 돼 엄두가 안 났다. 액션 배우로 해외에 데뷔하는 것도 싫었다. 해외에서 활동하게 된다면 액션이 아닌 드라마 연기를 하고 싶은데 언어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



목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항상 좋은 작품을 고르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니 전도연이 아니라 작품에 대해서는 믿음을 갖고 봤으면 좋겠다./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박동희(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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