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개봉 8일 만에 150만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 톱 배우 김윤석과 10년 만에 복귀한 장준환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지만 영화를 접한 관객은 일제히 여진구의 연기에 압도당해 극장을 나선다. 범죄조직에 납치돼 길러진 화이(여진구)가 숨겨진 과거를 알고
복수하는 내용의 이 영화에서 그는 소년의 순수함부터 슬픔, 분노에 이르는 폭 넓은 감정 표현은 물론 고난도 액션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해냈다.
17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괴물을 삼킨 듯한 배우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나이답지 않게 성숙하고 깊은 감정과
눈물 연기를 잘 소화하는 비결은 뭔가.
노하우는 없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시도는 해봤지만 어려웠다. 그래서 감정 연기가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마음의 준비를 한다. 연기할 때 만큼은 여진구의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큰 영화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용기가 대단하다.
오디션을 보고 발탁이 됐는데 오디션 대본을 보는 순간 전체 이야기가 궁금했고 도전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겼다. 그런데 인물을 연구할 수록 더 어려웠다. 복수나 배신감만으로 다 표현되지 않는 인물이었다.
-복잡한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굳이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 내리려 하거나 다 정리하려고 하지 않았다. 매 순간마다 화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감정 변화를 겪으려고 노력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실질적인 첫 영화인데 벌써 올해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큰 도전인 만큼 잘 해낸다면 엄청난 경험이 될 거라 믿었다.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선배님들과 연기하며 몰입력,
상대배우를 끌어 가는 리더십 등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배웠다. 화이라는 인물을 성인 배우가 연기해도 괜찮았을텐데 저를 믿고 써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상당히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해 냈다.
창문을 깨고 뛰어내리는 장면 같은 일부만 빼고 거의 대역 없이 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3개월간
액션스쿨을 다니며 격투를 배웠다. 수영·축구·야구·농구 등 운동은 워낙 좋아하고 액션도 즐긴다.
-범죄조직에서 함께
생활하는 5명의 아빠들(김윤석·장현성·조진웅·김성균·박해준)과 현장에서 어떻게 지냈나.
모두 아빠라고 부르며 정말 부자지간처럼
지냈다. 선배와 어린 후배 관계였으면 기에 눌렸을텐데 늘 같이 장난쳐 주고, 함께 운동도 하고 야구중계도 보면서 즐겁게 지냈다. 특히 조진웅
선배님은 엄마처럼 다정다감하고 친구처럼 재미있게 대해줬다.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인기를
실감하나.
길거리를 다녀도 나를 잘 못 알아본다. 남자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더 모르겠다. 주위에 여고도 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소녀 팬들이 좀 와주길 바란다.(웃음)
-이상형은.
잘
웃는 여자, 밝고 애교 많은 여자가 좋다. 중학교 때는 운동에 빠져 지냈고, 지금은 주위에 남자들밖에 없어서 아직 사랑 경험이
없다.
-누나 팬들의 애정이 대단한데 연상도 상관 없나.
상관없다. 부모님보다
어리다면.
-리틀 이병헌이라는 찬사가 나오고 있다.
정말 감사하고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병헌
선배님의 몰입력과 하정우 선배님의 자연스러운 표현을 닮고 싶다. 이번에 함께 연기한 우리 아빠들도 롤
모델이다.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서는 영화와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준다.
순발력을
키우고 싶었고, 실생활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처음으로 진짜 여진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황정아(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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