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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영화 '미스터 고'의 서교 "예쁘기만 한 여배우는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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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봉될 '미스터 고'에서 서커스단의 소녀 단장 웨이웨이를 연기한 서교(16)는 또래들에 비해 무척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당찼다. 어떤 질문에도 간단명료하게 핵심만 정확히 답하는 모습에서 10대 소녀답지 않은 카리스마가 넘쳐 흘렀다. 영화속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가 아닌, 실제 고릴라였어도 서교의 말 만큼은 잘 들었을 듯 싶다.



▶ 가상 캐릭터와의 호흡…"어렵지 않았어요"

데뷔작인 'CJ7 - 장강 7호'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가상의 캐릭터와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다. 연기는 액션 이상으로 리액션이 중요하기에 실체가 없는 상대역과 공연한다는 것은 베테랑 배우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장강 7호' 때의 경험과 링링의 대역을 맡아준 분이 있어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김용화 감독님만의 특별한 연기 지도가 큰 힘이 됐죠. 김 감독님만 믿고 따랐을 뿐입니다."

김 감독은 중국에서만 1억건의 불법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처음 이름을 알게 됐다. 서교도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미녀는…'을 말할 정도다.

순 제작비 225억원 가운데 50여억원을 투자한 현지 투자·배급사 화이브라더스 관계자의 소개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 감독을 만나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기존의 3D 영화와 달리 감정을 중시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그 감정은 중국과 한국 중 어느 한 나라의 정서에만 호소하지 않는다. 무척 보편적인 것"이라고 조리있게 설명했다.

   
영화 '미스터 고'의 한 장면


▶ 성동일은 천부적인 유머 감각의 소유자

크랭크인 석 달전부터 차근차근 한글을 익혔고 채찍 휘두른 법과 저글링을 배웠지만, 열 여섯살 소녀에게 낯선 타국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때마다 에이전트 성충수 역의 성동일이 곁에 있었다. "성동일 아저씨는 유머 감각을 타고 난 것같아요. 주위에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또 술을 아주 좋아하시는데, 아침마다 촬영장에 오면 전날밤 있었던 술자리를 얘기해 주시며 '네가 어려서 (술자리를) 같이 하지 못하는 게 참 아쉽다'고 말씀하셨어요."

롤모델로 삼은 선배 연기자가 있는지를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존경하는 배우들은 많지만, 롤모델로 삼은 분은 없다"며 "나 만의 색깔이 있는 배우로 크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내 별자리가 사자자리다. 중국에서 사자자리는 욕심이 많다고 한다. 내가 그런 것같다"면서 배시시 웃었다.

   
 


▶ 다음달 말 미국 유학…"똑똑한 여배우 될래요"

다음달 말이면 부모와 떨어져 시카고로 유학을 떠난다. 그 곳에서 고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다.

유학 기간중에는 연기보다 학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동안 영화 출연으로 어쩔 수 없이 학업을 등한시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려서다. 물론 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겠지만, 공부를 최우선시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서교는 "공부를 썩 잘하거나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수학이 제일 어렵고, 영어와 역사는 잘한다"며 수줍은 목소리로 말한 뒤 이내 말투를 바꿔 "얼굴만 예쁘고 배운 게 없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중국 여배우의 차세대 간판으로 누가 나설지 명확해 보인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디자인/원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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