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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 축제 술 대신 '예술'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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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동아리 오일(OILE) 회원이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교정에서 열린 프리마켓 '매미 프로젝트'에 참여, 판매할 부채에 그림을 그려넣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이맘 때면 불거지는 대학가의 음주 관련 사건·사고로 '술판 축제'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하지만 '주점'을 아예 금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각 대학 총학생회의 입장이다.

이들은 주점을 운영하되 음주 절제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또 다양한 대체 문화를 제시하며 자정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14일 서울 광진구 교정에서 축제 때만 개방되는 일감호에서 보트를 타며 사진을 찍고 있다. /건국대 제공

일부 대학에서는 '금주 축제'를 펼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실제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는 올 초 '무알코올 대동제 실현' 안건을 학생총회 표결에 붙였지만 90% 가까운 반대로 부결됐다.

대신 시립대는 축제 하루 전인 21일 '절주 서약식'에 이어 축제 기간 동안 음주문화협회·동대문구 보건소 등과 함께 절주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인하대 역시 지난 13일부터 나흘 동안 치러진 대동제 동안 '인하 건전 홍보대사'를 선발, 흡연과 음주 자제 캠페인을 벌였다.

이원근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주점 설치를 막지는 않았지만 고성방가를 자제하고 즐겁고 안전한 음주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학 당국이 주점 설치를 금지해 논란을 빚은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올해는 '월드빌리지'를 운영했다. 술은 러시아·인도 등 각 나라의 전통 술을 맛보는 것으로 대체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교정에서 축제 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프리마켓에서 팔찌 목걸이 등을 고르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홍익대·고려대·이화여대 등은 축제 기간 설치할 수 있는 부스를 과·동아리가 아닌 일반 학생에게도 개방하는 프리마켓(벼룩시장·개인간 물물교환이나 소규모 직거래가 가능한 장터)으로 눈길을 끌었다.

홍대 예술대 학생회가 진행한 프리마켓 '매미(賣美)프로젝트'에는 20개 팀이 참여해 즉석 초상화·즉석 사진·수제 팔찌·즉석 동양화 부채 엽서 등을 판매했다.

동양화과 동아리 '오일(OILE)'의 유수정(21)씨는 "오리엔탈 일러스트 등 동양화를 그려넣은 부채와 엽서·책갈피 등을 판매했다"며 "즉석 주문이 밀려들어 준비한 부채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자랑했다.

도예유리과의 도자기 판매 부스는 실용성이 뛰어나 교수·교직원 뿐 아니라 해마다 찾는 일반인 단골 손님이 있을 정도다.

남자친구 정두백(23)씨와 즉석 커플 초상화를 그린 조은빛(24·홍대 전자전기)씨는 "직접 만든 팔찌와 염색한 양말, 스타킹 등을 구입했다"며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서 매년 이용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경희대는 '북(Book)적북적'이라는 콘셉트로 대동제를 채웠다. 지난 13~16일 동안 진행된 대동제에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독서골든벨, 북콘서트, 저자와의 대화 등 말 그대로 책 잔치였다.

29일 막을 올리는 덕성여대 대동제에는 드레스코드가 한복인 '한복파티'가 진행된다. 공연 관람과 한복 퀸 선발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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