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씨 등은 빌린 20억원으로 2011년 10월LCD 부품 생산업체 W사 전 경영진으로부터 주식 3100만주를 247억원에 넘겨받는 계약을 했다. 이후 주가조작으로 부풀린 주식을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같은 해 12월 잔금을 지급했다. 김씨 등은 2013년 4월 빌린 5억원을 계약금으로 프린터 부품 생산업체 P사 전 경영진으로부터 주식 253만주를 넘겨받았다. 그는 주식을 담보로 45억원을 빌려 잔금을 내고 담보 가치를 유지하려고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부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10월 28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코스닥시장에서 '무자본 인수합병(M&A)'이 심심찮게 나온다.
문제는 속칭 '기업사냥꾼'들이다.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사채 등을 끌어다 상장기업 최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는 '무자본 M&A'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 무자본 M&A로 상장사를 손에 넣은 기업사냥꾼은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인수자금을 갚고 차익도 거두기 위해 주가조작, 횡령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곤 한다.
LBO(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 방식의 무자본 M&A에 대한 금융 및 사법당국의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돈은 소액주주 주머니에서 나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실상 좀비기업이나 다름없는 코스닥 상장사 2곳이 '무자본 M&A 전문가'의 표적이 돼 M&A됐거나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 M&A가 성사된 A사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만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잔금 지급도 끝났다.
B업체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계약금 일부가 지급된 상태다.
주식시장 한 관계자는 "표면적인 인수주체는 서로 다른 회사이지만, 그 두 회사의 대표가 하나라는 얘기가 있다"면서 "또 동시에 상장사 두 곳을 인수할 정도로 재력이 있는지 의심하는 시각도 적잖다"고 전했다.
실제 B사의 투자확약서에 따르면 A사의 양수인 중 하나가 B사의 경영권 인수에도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사의 실소유주는 무자본 M&A 전문가라는 소문도 있다.
'무자본 M&A'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무자본 M&A란 기업사냥꾼이 인수할 기업의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빌린 뒤 최대주주에게 인수대금을 주고 경영권을 넘겨받는 형태의 거래를 말한다. 기업사냥꾼 입장에선 자기 돈을 투입하지 않고도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 고도의 계산된 투자 기업이다.
문제는 부작용이 적잖다는 점이다. 먹튀 기업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타깃은 시가총액이 작거나 현금보유액이 많은 상장사다.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는 호재성 정보를 띄워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먹튀'하기에 적합하고, 현금이 많은 회사는 횡령하기에 안성맞춤이어서다.
이들이 의심 받는 이유는 뭘까.
B사를 예로 들면, M&A설이 시장에 흘러 나온 1월 초만 해도 이회사의 시가 총액은 80억원 남짓이었다. M&A가 성사된 시점에는 무려 45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것도 3년 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기업이었다.
마이너스(-)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알려졌던 대주주도 남는 장사를 했다. 1월 싯가로 30억원 남짓이던 지분가치가 이 기간 170억원까지 상승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란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업 성적도 형편없다.
A는 2012년 한해만 빼고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을 냈다.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된다.
B사도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기간 중 흑자가 발생한 연도는 2009년과 2012년 두해 뿐었다. 두번 중 한 번이라도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관리종목 편입 또는 상장폐지 대상이 됐을 것이다.
이 두 해 흑자 내용도 좋은 편은 아니다. 직전 및 평균에 비해 상품 매출 원가율과 차이가 난다.상품매출의 경우 재고자산을 늘려 잡으면 그 만큼 원가가 떨어지고 이익은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일부 상장사의 징검다리 흑자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분식회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시장 한 관계자는 "기말에 재고를 의도적으로 과대계상해 수익을 더 낸 것은 분식이 의심되는 부분이다"면서 "이러한 재고자산을 활용한 분식회계를 하게 되면 그 이듬해의 원가율을 상승시켜 당년도 손실대신 이듬해의 손실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B사는 수익이 난 이듬해 상품매출원가율이 급격히 늘어났다.
◆패스트트랙 조사권 등 시장 보호조치 강화돼야
무자본 M&A의 타깃이 된 상장사는 대부분 초토화됐다. 금감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적발한 15개 기업 중 7개사는 상장폐지됐거나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살아남더라도 해당 종목에 투자한 '개미'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횡령 목적으로 무자본 M&A를 당한 기업 주가는 M&A 후 평균 2년이 지난 시점에서 87% 떨어졌다. 차익취득 목적으로 인수된 기업도 평균 68% 하락했다.
금감원은 무자본 M&A 세력의 덫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 기업을 '투자 리스트'에서 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시스템을 강화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의심이 가는 거래에 대해 패스트트랙 조사권을 발동하거나, 경영권 주식 양수도로 취득한 최대주주의 주식은 무조건 보호예수 하도록 하는 등의 선제적 예방 조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시장 관계자는 "인수를 전후한 허위공시 또는 풍문, 작전세력 동원, 회사자금 횡령, 배임 등의 행위를 거쳐 결국엔 상장폐지 등의 수순을 밟으면서 시장에 존재하는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M&A 꾼들의 배만 불려주는 일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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