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에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이하 티몬)와 그루폰은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신현성 티몬 대표와 에릭
레프코프스키 그루폰 미국 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적 인수합병(M&A)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로써 업계 1위를 높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온 쿠팡, 위메프, 티몬, 그루폰코리아의 4개사 경쟁은 3사 다툼으로 재편됐다.
현재 소셜커머스 업계는 쿠팡과 티몬이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위메프가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위메프는 10월 웹 순방문자수(UV) 809만명을 기록해 쿠팡(778만명)과
티몬(599만명)을 앞서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쿠팡과 티몬을 합친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월
거래액은 800억~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뒤를 이어 위메프가 20~23% 수준이며 그루폰코리아는 2% 내외로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티몬, '각종 인수설'…국내 시장 한계 느낀 글로벌 그루폰이 인수
그동안 국내 소셜 업계에서는
티몬과 관련해 무수한 인수·합병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일각에선 티몬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미국의 리빙소셜이 티몬을 비롯한 여러 해외 사업들을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구체적인 움직임도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신현성 티몬 대표가 리빙소셜 측에 대규모 투자를 요청했으나 자금난을 이유로 거절당했고, 이후 신 대표가
M&A를 통한 자금 확보방안을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티몬의 인수 업체로 CJ오쇼핑을 비롯해 일본
라쿠텐과 싱가포르 사모펀드·아마존 등이 거론돼 왔다. 또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중국계 의류 업체의 이름도 거론되기도 했디.
소문이
나돌면서 CJ오쇼핑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이같은 인수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그루폰, "티몬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로 성장시킬 것"
이번에 전격적으로 티몬을 인수한 그루폰의 속내는 무엇일까?
인수합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레프코프스키 그루폰 대표는 "한국 소셜커머스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그루폰코리아는 티몬 등 기존 경쟁사를 따라잡는 것이 어려워
제한적 성과만 얻을 수 있었다"며 "티몬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 투자할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CEO가 외국 기자들 앞에서 자사의 한계를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에 대해 사뭇 놀라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티몬의 신현성 대표는 "그동안 국내외 많은 기업이 티몬(인수에 대해)에 관심을 가졌지만 가장 적극적 지원 의지를
보인 그루폰을 합병 대상으로 선택했다"며 "티몬과 그루폰의 노하우를 융합해 소비자 중심 서비스와 차별화된 딜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레프코프스키 대표는 "그루폰은 부채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현금만 11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비타지수(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는 3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성공적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한 티몬을 중심으로 구매자·소비자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은 그루폰이 진출한 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은 2위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루폰은 티몬이 한국에서 현재까지 보여준 놀라운 성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아시아시장에서의 성장을 견인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그루폰의 지원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으며, 그루폰의 규모와 전자상거래 전문성을 더해 한층 큰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루폰은 티몬이
현재까지 구축해온 우수한 조직력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추가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시장의 기존
비즈니스와 티몬의 운용에 대한 최선책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티몬, 합병으로 '업계 1위' 입성 발판 마련…모바일
쇼핑 강화
새롭게 주인을 맞은 티몬과 티몬을 끌어 안으며 단순에 업계 1위를 노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그루폰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티몬은 그루폰이 보유한 자금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그루폰은 티몬이 축적한 경험을
살려 쿠팡, 위메프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레프코프스키 대표는 "법인
설립을 완료한 그루폰 코리아는 이미 수백명에 달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며 "티몬과 그루폰코리아 임원진이 상호 협의를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티몬과 그루폰 양사의 합병에 관한 법적인 절차는 2014년 상반기 중 완료될
예정이며, 공정거래위원회 (KFTC)의 승인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티켓몬스터는 그루폰의 100% 자회사가 된다.
그루폰과의 합병
이후에도 티몬은 이전 리빙소셜 합류 당시와 같이 자체 브랜드로 남게 되며, 핵심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변동 없이 승계된다.
티몬은
11월 현재 연간 거래액 9000억원을 돌파했고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는 등 불과 3년만에 수많은 기록들을 수립해
왔다.
티몬의 배송상품이 지역 할인 딜의 비중을 앞지른 가운데 지역 할인에 강점을 가진 그루폰과 힘을 합칠 경우 업계 선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새롭게 탄생하는 티몬은 모바일 플랫폼 강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레프코프스키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모바일'을 꼽았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3분기에만 900만명의 고객들이 그루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았다"며 "현재 그루폰 전체 매출의
54%가량이 모바일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몬도 50% 이상의 매출이 모바일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함께 시너지를 내기
좋은 구조이다"고 덧붙여 향후 운영방향의 큰 틀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티몬과 경쟁 중인 쿠팡은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은
8000억원 규모로 가입자수는 약 2200만명을 기록 중이다.
위메프는 최근 공중파 TV 광고를 선보이며 5% 포인트 적립,
200% 소셜 최저가 보상제, 9700원 이상 무료 배송 등을 진행 중이다. 위메프는 가입자수가 약 1000만명이며 지난 7월 이후 월 평균
거래액 850억원을 기록 중이다.
3년차를 맞이한 소셜커머스업계는 티몬과 그루폰의 합병으로 마케팅과 자사만의 독특한 딜 등을 앞세운
선두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영일기자
prms@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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