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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의 끝없는 탐욕이 방송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상파 방송3사는 자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유료방송사들과 법적 분쟁에 나서고 있다. 또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상파 3사는 글로벌 축구 축제인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재송신료를 두고 조만간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 5월 유료방송사업자에 브라질 월드컵 재송신에 대한 추가 재송신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는 이미 재송신료를 내고 있는데 월드컵을 위해 요금을 추가 부담케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유료방송사업자들은 "협상에는 성실히 임하겠지만 실시간 방송에 대한 월드컵 재송신료를 추가로 낼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상파 3사에 발송했다.
이후 지상파 3사는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로 광고 유치 실적이 부진하자 화살을 유료방송업계에 돌렸다. 소송을 불사하더라도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추가 재송신료를 확보해 매출 부진을 만회하자는 심산이다.
이 뿐 아니다. 지상파 3사는 모바일IPTV에서 제공 중인 주문형비디오(VOD)에 대해 전면 유료화 추진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미 MBC는 지난 1일부터 모바일IPTV에 제공 중인 VOD 콘텐츠를 전면 유료화했다. SBS와 KBS 역시 인기 드라마, 예능 등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한 VOD를 무료전환 기간 없이 바로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 3월 방영 1주후 무료 제공되던 VOD 콘텐츠를 방영 3주후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엔 아예 전면 유료화 기조로 변경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이러다 정말 KBS가 주장하던 스마트 기기를 통해 별도 수신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이 재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지상파가 자신들의 이익 확보를 위해 국민의 볼 권리는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아울러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산업 발전 전략'에 대해서도 정부가 중소 PP를 지원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사실상 종편과 대기업 PP사업자들에 대한 특혜를 주기 위한 정책이라며 비난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대표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PP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명분 아래 종편과 CJ 같은 대형 PP사업자들에게까지 세제감면과 광고규제 완화 등 혜택을 주는 것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공정경쟁 생태계를 해치는 특혜성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PP업체 관계자는 "지상파 역시 KBS N, MBC 플러스미디어, SBS 플러스 등 PP 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PP산업 발전 전략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적 발상"이라고 역설했다. 실제 중소 PP 사업자들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데 지상파가 앞장서 중소 PP 지원에 나서진 못할 망정, 오히려 발목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일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총회에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표준안이 부결되자 이동통신 3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통3사가 과반수에 가까운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700MHz 주파수 대역 확보를 위해 이번 표준안을 부결시켰다는 주장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이번 기술표준안이 채택됐다면 국민들이 내년부터는 UHD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다"며 "이번 TTA 총회에서 보여준 이통사의 행태는 UHD 방송산업의 진흥과 시청자 이익을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갑의 지위'를 앞세워 유료방송업계에 월드컵 추가 재송신료 지불 압박을 가하는 한편, 모바일IPTV의 월드컵 중계는 전면 차단했다"며 "결국 자신들이 시청자 이익을 외면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조금만 잘못된다 싶으면 피해자인양 주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방송업계 관계자도 "UHD 방송시대를 앞둔 지금, 어느 때보다 방송업계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지상파 3사는 오히려 자신들의 탐욕만을 내세워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며 "사적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송업계 맏형으로, 국민이익 추구를 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영 기자(ljy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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