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추락이 끝이 없다. 지속적인 영업이익 하락과 함께 결국 신용등급마저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세계속에 '한국철강 왕국'의 중심지로 불리던 포스코가 지금은 기업의 미래를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권교체시마다 계속되는 CEO의 교체와 정준양 회장 재직시 연임 등을 위해 진행한 무리한 해외사업 등 사업확장을
지금의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의 모습을 보면, 끈이 떨어진 연처럼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며 "박태준 회장 재직시 해외 출장을 갈 경우,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는 자부심은 이제 낡은 사진첩속의 빚바랜 사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해외서 인정받던 최고 우등생이 'B학점'대 전락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5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aa2'로, 기존보다 한단계 강등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스탠더드 앤 푸어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는 포스코의 등급을 A-에서 BBB+로 강등한
것에 이은 또다른 충격이다. 설립 이후 줄곧 A학점을 받아오던 기업이 B학점으로 떨어진 것이다.
해외에서도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최대 우량주 취급을 받던 포스코의 신용등급 추락과 관련, 무디스는 높은 부채 수준과 철강업계에서 직면한 기업 기초여건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특히 포스코의 이익이 보통 수준이어서 가처분 현금 흐름이 제약을 받고 있으며, 향후 1∼2년간 부채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이를
줄일 여력이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6328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지속하락해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2009년에는 11.7%로 지적연도 21.3%과 비교해 반으로 떨어졌다. 이어 2011년 7.9%, 지난해
5.7%에 이어 올 3분기 4.2%로 추락했다.
▲연임 노린 정준양 회장의 한계
포스코의 추락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정준양 호' 근본적인 한계를 원인으로 들고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새로운 CEO를 맞아야 하는 포스코의 입장에서, 특히 정 회장은 연임을
위해 지나치게 MB정권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논란을 빚는 MB정부의 해외자원 개발사업이나 4대강 등의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 등 해외 제철소 건설에
투자했다. 또 인도에서는 오디샤주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얀마에서는 컬러강판 합작을, 터키에선 냉연 스테인리스 공장을
준공했다.
몽골에서는 석탄자원 개발과 석탄가스화 및 코크스 제조사업을 추진하고, 미얀마에서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가스전
개발에 나섰다.
또 무리하게 호주와 아프리카 등지의 광산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아프리카 카메룬의 철광석 광산 개발을
위해 호주 레전드마이닝과 합작사 설립 등에 나서는 등 10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 결과 2009년 50%대 중반이던 포스코의 부채
비율은 지난 2분기 90.5%로 증가했고, 13조원 가량의 유동성 자금도 2조원 밖에 남지 않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됐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는 인사정책의 실패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정 회장이 주요 부서 곳곳에 자기 사람을 심어 위계질서가 깨지는 등
불만이 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포스코 회장직을 맡았다해도 이런 상황이 변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문제는 정 회장이 연임을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 등 하지말아야 할 사업을 진행했고, 내부적으로도 잘못된 인사정책을 시행한 것이 지금의 위기를 부른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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