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 실적과 승진인사로 날개를 편 SK하이닉스가 내년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이천공장에 신규 클린룸을 증설해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의 이런 비상은 과거 성공적인 SK텔레콤 인수 및 확장 등 성공적인 M&A를 이뤄온 DNA가 그대로 적용돼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천 공장 증설통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
SK하이닉스는 회사의 지속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천 본사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반도체 공장의 건물 및 클린룸 건설'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경기도 이천, 충청북도 청주, 중국 우시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이천 공장은 1994년과 1997년에 200mm 웨이퍼 생산을 위해 지어진 M5와 M7 및 1996년 건설된 M6의 일부를 2005년 이후 300mm 웨이퍼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노후화된 팹이다.
반면 우시와 청주 공장은 300mm 전용으로 지어진 최신 팹으로 각각 2006년과 2008년 준공된 바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공정미세화 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향후 생산량 확대 없이 공정미세화만으로 수요확대를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화된 이천 공장은 이와 같은 변화의 추세에 대응하는 데 제한적이며, 건물도 세 군데로 떨어져 있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 낮은 층간 간격으로 반도체 장비 대형화에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천 본사는 SK하이닉스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미래기술연구원이 위치해 연구개발 성과를 생산으로 연결시키고 다른 사업장으로 전파하는 '마더 팹(Mother FAB)'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SK하이닉스는 2015년까지 1조8000억원의 투자를 실시해 '새로운 공장의 건물과 클린룸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마더 팹인 이천 본사의 새로운 공장 구축을 계기로 이천을 포함한 모든 사업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고객/투자자/협력회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나아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만 사상 최대인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매출액 15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넘어설 것을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SK그룹은 '오너의 부재'에 따른 소극적인 인사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전체 그룹 임원 승진 대상자 141명 중 30% 가량인 43명의 SK하이닉스 임원을 승진시켰다.
이런 사상 최대의 실적에는 그간 SK그룹의 M&A에 대한 성공적인 DNA가 그대로 적용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정유 및 에너지가 주력이던 SK그룹은 지난 1992년 이동통신 사업권 획득한 이후,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했다. 당시 상반된 조직문화로 인해 여러 부작용이 우려됐지만, 현재 SK텔레콤을 국내 최고의 이동통신사업자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이런 성공의 DNA는 하이닉스 인수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SK그룹은 인수이후에도 재무분야 등 몇 개 부서를 제외하고, 그룹 인사를 SK하이닉스에 임명하지 않았다.
과거 기업이 피인수기업에 경영층을 대거 보내 소위 '점령군' 행사를 하며 결국 조직문화 융합에 실패한 사례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누구도 반도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던 시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D램 중심에서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CIS(CMOS 이미지 센서) 등으로 사업 구조를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오너 부재중임에도 불구하고, 1조80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 김태균 기자(ksg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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