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 마고가 '프랑스인의 자존심'이라면 마고와 같이 메독 1등급에 속하는 로칠드 가문의 2개 샤토는 '고품격 와인의 대명사'다. 바로 샤토 무통 로칠드와 샤토 라피트 로칠드를 말한다.
로칠드(Rothschild)는 프랑스어 발음으로서 영어로는 로스차일드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유태계로서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는 금융자본가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로스차일드 가문이 와인 세계에서도 로칠드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것. 특히 한 집안이면서도 브랜드와 품질 면에서는 최고를 유지하기 위한 양보없는 전쟁을 치러 왔다.
로칠드 가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됐다. 환전상에서 출발해 금융자본으로 발전했고 영국에서 대 성공을 거둔다. 그 후 3대손인 나다니엘이 프랑스로 이주, 귀족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산 와이너리가 메독지역 뽀이약 마을의 명가 샤토 무통 로칠드다.
비록 1855년의 메독 와인등급에서 2등급에 메겨졌지만 그 뒤 더욱 분발해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고 결국 최고의 반열에 올랐으니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와인 업계에서 나다니엘의 행보를 주시하던 삼촌 제임스는 15년 뒤인 1868년 무통 로칠드 와이너리 바로 옆에 위치한 1등급 샤토 라피트를 사들이고 이름을 샤토 라피트 로칠드로 바꾼다. 이는 순전히 나다니엘의 아버지 네이선과 제임스의 형제간 경쟁심 때문이었다.
그 후 100여 년 동안 샤토 라피트 로칠드는 1등급으로 승격하려는 무통 로칠드의 노력을 번번히 무산시키며 갈등을 이어왔다. 마침내 1973년 라피트의 '용인'에 의해 샤토 무통 로칠드는 숙원이었던 1등급에 진입하게 된다.
그 기간 샤토 무통 로칠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대표적인 것이 병에 붙인 라벨의 그림이다. 매년 당대를 풍미하는 유명 화가로 하여금 라벨의 그림을 맡기는 전통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졌고 와인 수집가의 주 타깃이 됐다. 이들 중에는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등 미술사에 길이 빛나는 화가들이 즐비하다.
샤토 라피트 역시 프랑스 혁명 발발 전부터 '왕의 와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명성 높은 와인을 만들었다. 프랑스혁명 전까지 샤토 라피트를 소유했던 귀족 세귀르는 메독 지역 유명 샤토의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었던 당시 와인계의 거두였다.
두 샤토가 위치한 뽀이약은 떼루와 특히 양질의 토양으로 인해 좋은 포도가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롱드 강이 굽이치며 하류로 밀려온 광물 자원이 바로 이곳에 퇴적된다. 게다가 석회암과 이회토, 그 위로 자갈들이 쌓여 최고의 배수 환경을 조성하며 각종 광물 성분이 수분과 함께 포도나무의 뿌리로 흡수돼 포도 알에 농축된다. '품격의 대명사'는 천혜의 환경에 로칠드 가문의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실이라 하겠다.
- 조민호 편집국장(m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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