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왕'이었다.
15년 만에 일본을 찾은 조용필이 7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 홀에서 단독 공연 '원나잇 스페셜'을 열고 일본 팬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조용필은 넘치는 힘과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여유롭게 2시간 30분 동안 쉼 없이 달렸다. 세월을 거스르는 명불허전의
음악으로 공연장을 찾은 4000명의 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이돌 스타들의 한류열풍을 넘어서 명품한류를 만들었다./도쿄=양성운기자
ysw@metroseoul.co.kr·사진/인사이트 제공·디자인/박은지
◆일본 열도 흔들다
1980년대
일본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을 히트시키며 인기를 누린 원조 K팝스타 조용필의 인기는 여전했다.
마치 숨바꼭질 하듯 공연장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헬로'의 음향 효과로 관객들의 가슴을 한껏 부풀게 한 공연은 이윽고 대형 화면이 열리고 조용필이 만세 포즈로 무대 위로
등장하자 천장이 뚫릴 듯 관객들의 열광적인 함성을 자아냈다.
'헬로'와 '미지의 세계' '달발머리'로 공연의 포문을 연 조용필은
'고추잠자리'로 신나는 무대를 이어갔다. 통통 튀는 피아노 반주의 익숙한 첫 소절이 흘러나오자 일본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숨을 가다듬고 조용필이 "안녕하세요"와 "곰방와"로 관객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능숙한 일본어로 툭툭 던지는 위트
넘치는 농담에 공연장 안은 목청껏 소리치는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특히 80년대 한국을 넘어 일본 열도를 강타한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나오자 관객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돌아와요 부산항에' 일본어 버전을 함께 부르는 모습은 마치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찾은 소녀
팬들의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모나리자'는 공연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올려놨다.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머리 위로 박수를 치며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화려한 기타 속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조용필은 흥에 겨운 듯 손가락으로 관객을 가리키며 온몸으로 박자를 탔다. 노래에
흠뻑 취한 조용필은 청년 모습 그대로 섹시한 매력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용필이 직접 기타를 메고 열광적인 무대를 이어가자 관객들도
흥에 겨운 듯 일어나 춤을 췄다. 또 무대 양 끝을 오갈 때마다 관객들은 소녀 팬처럼 소리를 질렀다. 앙코르 무대까지 20곡이 넘는 무대를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꾸민 조용필은 마지막으로 모두 기립한 관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요'를 열창하며 피날레 무대를 장식했다.
◆ '가왕' 다운 완벽한 무대
이번 공연은 '가왕'의 명성에 걸맞는 완벽한 영상과 음향, 조명으로 꾸며졌다. 공연 시작 전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조용필의
'헬로' 목소리는 마치 영화관에 온 듯한 완벽한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과 어우러졌다.
이날 공연의 가장 큰 볼거리로는 도트 이미지라는
특수 기기로 구현됐다. 조용필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DOT IMAGE는 일본 공연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된 것으로 최첨단 전식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는 뛰어난 입체감을 자랑했다. 또한 LED 라이트스타를 사용해 라이트로 무대를 3D로 연출하는 등 수많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명 역시 화려했다. '고추잠자리' 무대에서는 아름답게 무대를 수놓은 석양 그림과 함께 빨간색 조명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명은 곡 분위기에 따라 무대 주위의 색을 바꿨고, 신나는 록 사운드의 무대가 펼쳐질 때면 대규모의 레이저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 조용필 "설레고
기쁘다"
15년만의 일본 콘서트를 앞두고 공연장에서 만난 조용필의 모습에서는 설레임이 묻어났다.
조용필은 "너무
오랜만에 일본을 찾아서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며 "오랜만에 좋은 기회가 찾아와 너무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조용필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헬로' 일본어 버전을 처음 선보인다.
그는 "새로운 앨범으로 일본을 찾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며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일본 야마토 팀과 손잡고 세계최초로 도트 이미지를 선보인 그는 "한국 공연에서 선보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부분을 갖추면 국내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며 "3D 기술을 이용해 관객들은 눈앞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향후 일본 활동에 대해 그는 "국내 콘서트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다"며 "모든 공연이
끝나고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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