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홈메이드 가전·식품 열풍
#. '탄산
마니아' 이대규(33)씨는 요즘 콜라를 직접 만들어 마신다. 하루 3~4캔씩 마시는 탄산음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아예 탄산수 제조기를 하나
장만했다. 이씨는 "사 먹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설탕이나 인공 첨가물 없이 건강한 탄산음료를 만들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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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는 요리라면 질색을 하던 주부 최성숙(37)씨는 최근 기름 없이 튀겨내는 '공기 튀김기'를 구입한 뒤 아이들 간식으로 감자튀김과 치킨을 자주
내놓는다. 최씨는 "싼값에 많은 양의 튀김요리를 만들 수 있는데다 깨끗하고 칼로리가 낮아 몸에도 해롭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긴 불황에 외식비를 아끼고 건강까지 챙기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홈메이드'
관련 제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밀텍산업이 국내 수입·유통하는 탄산수제조기 '소다스트림'은 최근 1년간
매출이 394% 급성장했다. 시원한 음료를 많이 찾기 시작하는 6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133%나 뛰어 올랐다.
회사 측은 손쉬운 사용법과 건강·비용 절감 등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수입 탄산수 한
병(330㎖)이 2000원 안팎인데 반해 제조기를 이용하면 탄산실린더 1개로 330㎖짜리 탄산수 242병을 만들 수 있다. 실린더가
2만4000원임을 감안하면 한 병당 100원이 채 들지 않는 셈이다.
기름을 쓰지 않고 담백한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특히 번거로운 튀김 요리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데다 불필요한 지방 섭취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필립스전자의 에어프라이어는 2011년 국내에 처음 제품을 선보인 직후 히트상품 대열에
오르면서 지난해 매출이 300% 성장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지난해 초 경쟁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말 용량을 3.5ℓ로 업그레이드한
'에어프라이어 바삭'을 추가로 내놨다. 이 외에도 과일·고기를 직접 말려 먹을 수 있는 식품 건조기, 천연 과일 아이스크림 제조기 등이 자녀에게
건강 간식을 먹이려는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홈메이드족 겨냥한 프리믹스 식품 급성장
홈메이드족이
늘어나면서 준비된 재료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프리믹스' 제품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전체 규모는 지난해 960억원에 이어 올해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프리믹스 시장은 CJ제일제당 백설·오뚜기·삼양사 큐원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올초 농심이
새롭게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과거 빵·쿠키·호떡 등에 한정돼 있던 프리믹스 제품은 최근 요거트나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여기에 스파게티 소스·찌개 양념과 같은 소스류, 김장김치 DIY세트 등 다양한 형태의 홈메이드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탓에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가 대세"라며 "건강 증진 및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집에서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홈메이드 가전과 식품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원기자
pjw@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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