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국내 금값은 4년
전에 비해 40% 넘게 빠졌고 국제 금값도 올 들어 벌써 27%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가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 정책의 자금 축소 방안을 이달 중으로 결정할 것이란 우려에 전세계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종전 같으면 달러 강세 전망이 나오면서 금값이 오르는 투자환경을 조성했겠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 변화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스마트머니들이 안전자산으로 금이 아닌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금 펀드의 수익률은 테마형 펀드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금 펀드 10개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30.09%를
기록했다.
테마형 펀드 38개 중 가장 저조한 성과다.
금값은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하락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금 시세는 전날 3.75g당 16만6000원으로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9월 22일에 3.75g당
26만4000원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1.03% 내린 수준이다.
국제 금값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온스당 1600~1700달러선이던 금값은 연초 대비 27% 하락하며 현재 120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
금값이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금값이 안전자산이란 타이틀을 내려놓고 '금빛'을 잃을 우려가 높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내년 금값이 15% 이상 하락하며 100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철광석, 구리, 콩 등 원자재 가격도 내년에 일제히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워런 버핏과 누리엘 루비니는 온스당 각각 800달러,
1000달러 이하까지도 예상한다.
반면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1200달러를 돌파하면서 가상화폐 붐을 이끌고 있다.
아직
금 실물 수요가 살아있기 때문에 금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측도 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를 기반으로 금값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투기수요는 실수요가 괜찮다는 것이 확인되면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현정기자 hjkim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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