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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칸영화제] 마이클 더글러스 건재 확인한 '비하인드 더 캔달라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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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하인드 더 캔달라브러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올리버 스톤 감독은 사석에서 자신의 대표작 '월 스트리트' 1·2편으로 '절친'이 된 마이클 더글러스의 인후암 투병 근황을 묻는 질문에 "상태가 매우 안 좋다. 얼마전 (마지막) 가족 여행을 떠났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나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진출작인 '비하인드 더 캔달라브러'는 병마를 딛고 3년만에 일어선 더글러스의 건재를 과시한다. 전 세계 영화계가 그의 쾌유를 왜 간절히 소망했는지 알려준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 영화는 1960~70년대 라스베이거스를 주름잡았던 피아노 연주자 리버라체(마이클 더글러스)와 동성 연인 스콧(맷 데이먼)의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애완견 조련사로 양성애자인 스콧은 게이 친구의 소개로 리버라체와 만난다. '미스터 쇼맨십'으로 불릴 만큼 화려한 무대 매너를 자랑하는 리버라체와 스콧은 서로 한 눈에 반해 동거를 시작하고 5년 넘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앳된 꽃미남이 사이에 끼어들면서 이들의 관계는 점점 금이 간다.

코엔 형제에 버금갈 만큼 칸의 총애를 받고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특유의 간결명료한 연출력으로 게이 커플의 '애정 흥망성쇠사'를 담백하게 훑는다. 대중의 사랑과 부를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치다 허물어져 가는 두 남자를 통해 사랑과 우정의 오묘한 경계를 이야기하고, 더불어 거짓말과 성형수술이 난무하는 쇼비즈니스계의 비정한 단면을 부담스럽지 않게 꼬집는다.

소더버그 감독의 연출력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것은 두 주연의 능청스러운 동성애자 변신이다. 극중에서 더글러스와 데이먼은 여느 평범한(?) 커플들처럼 잠자리를 즐기고 사랑과 질투를 주고받는데, 이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성 정체성을 의심하게 될 정도다. 특히 더글러스는 성형수술을 너무 자주 받아 눈 뜬 채로 자는 코믹 연기부터 교태스러운 발성까지 '왕년의 섹시가이가 맞나' 싶을 정도다

스콧이 에이즈로 죽은 리버라체가 마지막 무대에서 하늘을 날아 퇴장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마지막 장면은 가슴 찡한 여운을 남긴다. 모두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칸=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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