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접시 무상교환·책 읽어보고 구입… 불황 속 '반품 마케팅' 인기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업체들이 고정관념을 깬 고객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덕분에 손님들은 '왕'을 넘어 '대왕' 대접을 받는 중이다.
쓰던 물건을 바꿔달라는 '골치 아픈' 반품도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기업이 먼저 나서서 해준다.
도자기 브랜드 한국로얄코펜하겐은 지난해 1월부터 '파손보증제도'를 통해 사용 중 파손된 제품을 100%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새내기 주부 최영주(27)씨는 "설거지를 하다 접시를 깨뜨렸는데 업체에서 새 것으로 바꿔줬다"며 "설마 했는데, 진짜 교환해줘 놀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파손보증제도를 도입한 이후 매출이 급증해 올 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가량 늘었다. 한국로얄코펜하겐 최예람 PR 매니저는 "아무래도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소비자의 과실로 발생한 문제까지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후 서비스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손되거나 분실한 카메라를 보상해주는 '안심 보장 서비스'도 파격적이다. 니콘은 제품이 망가졌거나 제품을 잃어버려 고객이 똑같은 모델을 구입할 경우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지금까지 카메라 파손·도난에 대한 보험사 상품은 있었지만, 카메라 업체가 직접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책, 미리 읽고 주문하세요
'살까, 말까.' 한 달에 7~8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 이광현(23·대학생)씨는 매번 책을 고를 때마다 망설인다. 서평·미리 보기로 대략의 내용을 훑어봤지만 막상 구입한 책이 기대했던 내용과 달라 실망한 경우가 많아서다.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도서는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국내 최초로 100페이지 무료 보기 서비스 '라이트 이북'를 실시 중이다. 기존 5% 분량만 제공하던 미리 보기와 달리 전체의 30%를 보여줘 전자책 구매를 미루던 독자들의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통해 구매로 이어진 비중은 5%에 달했으며, 누적 다운로드 수도 10만 건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가려워하는 곳은 시원스럽게 긁어준다. NS홈쇼핑이 최근 편의점을 통해 시작한 '24시간 반품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NS홈쇼핑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낮 시간대 물건을 반품하기 어려운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서비스의 질은 경기와 반비례한다"며 "길어진 불황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는 더욱 파격적이고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지원 기자 pjw@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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