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펀드를 환매했던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이틀째 2000선을 넘는 등 급등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환매했는데 예상보다 지수 상승세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펀드를 환매하지 않은 투자자들에 대해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면 주식시장의 강세가 예상된다"라며 펀드 보유를 권하는 쪽과 "여전히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권하는 쪽으로 입장이 갈렸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742억원이 빠져나갔다. 개인비중이 높은 공모형 펀드에서 1751억원, 사모펀드에서 991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하루 만에 이같은 자금이 이탈한 것은 지난 2월 21일 4294억원 이후 반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게다가 이때까지 10거래일 연속 순유출된 점을 고려하면 열흘간 이탈한 자금은 1조1272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순유출 행진 역시 지난해 말 17거래일 연속 순유출세를 보이고서 8개월여 만의 최장 기간이다.
코스피가 조금씩 오를 때마다 펀드 보유자들이 환매에 나선 탓이다.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는 지수 수준은 1950선 이상이 가장 많고 1925∼1950선,1900∼1925선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회복하면서 더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다. 펀드에 재가입하거나 환매를 늦출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섰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전환'이 일어나 주식가격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올 하반기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있으므로 당분간 펀드를 더 보유하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부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주장도 거세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위기설로 한국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됐으나)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면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증시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hjkim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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