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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15년 만에 새 앨범 낸 정경화 "포기했던 연주, 기적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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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오드 메종에서 열린 새 앨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한 동안 무대를 떠나 있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5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5일 워너 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앨범은 정경화가 2001년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과 함께 녹음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이후 15년 만에 발표하는 앨범이다.

정경화는 2005년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으로 무대에서 은퇴해 줄리어드 음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앞으로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경화는 그러나 기적적으로 부상에서 회복해 2010년 다시 무대에 복귀했다. 

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오드 메종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정경화는 "(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줄리어드에서 교편을 잡는 생활만을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이런 기적을 바라보지 못했다"고 부상 이후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2011년 다시 연주를 하게 됐을 때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다"며 "지난 5년 동안 바흐만을 생각하며 준비해온 앨범을 선보이게 돼 황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15년 만의 새 앨범 발표에 대한 벅찬 소감을 털어놨다.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오드 메종에서 열린 새 앨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앨범에서 정경화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연주했다.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소나타 3곡과 파르티타 3곡 총 6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주시간만 2시간이 훌쩍 넘는 '바이올린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곡이다. 오롯이 바이올린만으로 바흐의 음악 세계를 재현해내야 하는 곡으로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마치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하는 것 같은 난이도 높은 곡으로 여겨진다. 

정경화는 1974년 이 곡의 일부를 녹음한 적 있다. 그러나 당시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에서 전곡 녹음을 미뤘다. 이번 앨범은 이후 42년 동안 무르익은 정경화의 음악적인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든 결과물이다. 그는 "기다림이 너무 길었다"며 "꿈을 갖고 있더라도 그게 언제 현실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이 앨범은 완전히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가락 부상에 대해서는 "아직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 또한 녹음 과정에서 손가락에 다시 통증이 와 진통제를 먹으며 연주하기도 했다. 정경화는 "칠순을 바라보는 지금은 내가 딱 할 수 있는 것만을 하려고 한다"며 "손가락이 완쾌돼 부담 없이 공연하는 것을 저는 물론이고 청중들도 원할 것 같다. 그래서 아직 회복하고 있다"고 했다. 

새 앨범 발매와 함께 공연으로도 대중과 만난다. 다음달 19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앨범에 수록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라이브로 연주한다. 또한 내년에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뉴욕 카네기홀 복귀 무대로 준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의 듀오 레코딩, 브람스 콘체르토 레코딩 등 앨범 작업도 예정돼 있다. 앞으로 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냐고요? 끄떡없습니다(웃음). 무대를 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그냥 즐거운 게 아니라 내가 경험한 것, 바흐의 영혼 속으로 들어가 그 감정을 관중에게 전달할 때, 그것만큼 흥분되고 기적적인 일은 없습니다."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5일 오전 서울 신사동 오드 메종에서 열린 새 앨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발매 기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던 중 웃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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