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이 문영남 작가의 특기인 '막장 가족'의 활약(?)을 앞세워 방영 10회 만에 '국민 드라마'의 분수령인 시청률 30% 벽을
넘었다.
지난달 30일 시청률 집계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10회는 전국 기준 30.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19%로 출발해 바로 다음날 20%를 넘은 데 이어 한 달 만에 30%를 돌파했다. 전작 '최고다 이순신'이 30회인 방송 4개월 만에
30%를 넘어선 것을 훨씬 앞선 수치다.
3대가 함께 생활하는 왕씨 가족을 중심으로 부부간의 갈등, 부모의 편애에 대한 자식들의
갈등 등을 그린 이 드라마의 인기 일등공신은 단연 '막장 모녀' 캐릭터다.
엄마 이앙금(김해숙)이 철없는 첫째딸 왕수박(오현경)만
편애하고 둘째딸 왕호박(이태란)을 도가 지나칠 정도로 구박하는 내용은 시청자들이 욕하면서 보도록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은 "친자식을 향한
극단적인 차별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과 공분을 동시에 쏟아내는 중이다.
29일 방송에서는 왕호박의 무능력한 남편인
허세달(오만석)이 직장 상사인 은미령(김윤경)과 불륜을 시작하는 등 가족 시간대에 보기 다소 불편한 장면을 내보내 '막장'의 강도를 높였다.
셋째딸 왕광박(이윤지)은 언니인 왕호박의 시누이 허영달(강예빈)과 최상남(한주완)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비판하는 쪽 만큼이나
지지하는 쪽도 늘어나고 있다. 시청자들은 어머니의 구박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힘들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왕호박과 하루 아침에 사업이 망한 후
택배 일을 하는, 왕수박의 남편 고민중(조성하)에게 공감하고 있다.
이같은 인물 설정과 줄거리 전개는 문 작가의 전작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와 비슷한 패턴으로, 이 작품들 역시 방영 내내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30% 이상의 높은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제작 관계자는 "고군분투하는 고민중과 왕호박의 오열이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현실 사회를 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본다. 앞으로 고민중의 본격적인 '처월드'가 시작되면서 더욱 흥미를 자아낼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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