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노 썸네일형 리스트형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수박껍질은 세계의 반찬 수박껍질은 훌륭한 반찬이다. 고추장 양념과 참기름, 식초 등으로 조물조물 무치면 수박 향기와 아삭아삭한 식감이 어울러져 여름철 입맛을 자극하는 수박나물이 된다. 수박 나물은 보통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껍질마저 버리기 아까워 나물로 무쳤을 것 같지만 사실 역사와 전통이 꽤 깊은 음식이다. 그것도 우리나라는 물론 동양과 서양에서 모두 즐겨 먹었다. 우리는 진작부터 수박껍질을 반찬으로 이용했는데 19세기 중반의 실학자 이규경은 사람들이 보통 수박껍질을 쓸모없다고 버리는데 항아리에 담아 장을 담그면 무김치처럼 좋은 반찬이 된다고 했다. 조선 후기에 수박 나물을 반찬으로 먹었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진작부터 수박껍질을 음식으로 활용했다. 명나라 때 의학서인 본초강목에는 수박껍질이 약재로 실려 있는데 껍질 역시.. 더보기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드라큘라는 왜 마늘을 싫어할까? 드라큘라는 십자가와 마늘을 싫어한다. 기독교 문명권의 흡혈귀니까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마늘은 왜 싫어한 것일까? 드라큘라의 정체와 관련이 있다. 드라큘라는 영국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가 루마니아를 무대로 쓴 소설 속의 흡혈귀, 즉 뱀파이어다. 동유럽에 널리 퍼진 뱀파이어 설화가 바탕이 됐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일까? 설화에 의하면 먼저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리면 흡혈귀가 된다. 전염병에 감염되는 것과 비슷하다. 그 외에 마녀, 늑대인간, 이교도, 부랑아, 사생아가 낳은 사생아, 자살한 사람, 복수를 못한 사람, 살인자 등도 죽으면 뱀파이어가 된다고 믿었다. 주로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사람들로 불행이나 전염병을 퍼뜨릴 가능성이 높았던 계층이다. 동양식으.. 더보기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송편은 왜 솔잎으로 찔까? 송편은 왜 솔잎으로 찔까? 송편은 솔잎으로 찌기 때문에 송편(松餠)이다. 그런데 왜 솔잎으로 떡을 찔까?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떡에 솔잎 향기가 배어들면 맛도 좋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예전 할머니들은 음력 8월에 송편을 찌면 쉽게 쉬기 때문에 솔잎을 뜯어다 찐다고 했다. 조선시대 정조 임금도 '홍재전서(弘齋全書)'에서 제물을 준비할 때 여름철 콩떡은 상할 염려가 있으니 송편으로 바꾸라고 지적했다. 솔잎 덕분에 보관성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민속적 믿음도 한 몫을 했다. 옛날부터 동양에서는 소나무가 건강에 좋다고 믿었다. 고려 때 문인 이규보는 송이버섯을 노래하며 "항상 솔잎에 덮여 소나무 향기를 머금기 때문에 향기가 맑다"며 "소나무 기름을 먹으면 바로 신선이 될 수 있다는데 버섯도 솔잎 향기를 머금.. 더보기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사이다는 원래 사과술 무색투명한 탄산음료를 우리는 사이다(cider)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영어사전에는 사과술, 혹은 사과즙이라는 뜻으로 나온다. 톡 쏘는 맛의 탄산음료, 청량음료라는 의미는 전혀 없다. 본고장인 서양에서는 사과술을 나타내는 단어가 왜 한국에서는 엉뚱하게 탄산음료를 가리키는 단어로 변신했을까? 먼저 탄산음료를 뜻하는 사이다는 일본에서 만들어져 전해진 단어다. 그렇기 때문에 사과술인 사이다를 탄산음료라는 뜻으로 쓰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일본에서 사이다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에도시대 말기다. '닛케이(日經) 디자인'이라는 잡지에 의하면 1868년 영국의 무역회사가 요코하마에서 샴페인 사이다라는 음료를 판매했는데 이것을 줄여서 '사이다'라고 불렀다. 샴페인 사이다의 정체는 탄산음료가 아니었다.. 더보기 탄산음료가 약이었다고? 탄산음료는 발포성 가스가 들어있어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마시면 시원한 청량감이 들지만 각종 첨가물 때문에 건강에는 썩 이롭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런 탄산음료가 처음에는 청량음료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약으로 만들어진 음료수였다. 때문에 식품점이 아니라 약국에서 팔았으니 콜라, 사이다 마시러 약국으로 가야했던 것이다. 탄산음료는 땅에서 솟는 발포성 가스가 포함된 약수, 즉 광천수(鑛泉水)를 모방해 만든 음료다. 사람들은 온천물로 목욕하면 병이 낫고, 광천수인 온천수를 마시면 위장병이 치료된다고 믿었다. 때문에 수많은 약사와 화학자들이 인공 광천수 개발경쟁을 벌였는데 일련의 과학자들이 탄산염을 넣으면 기포가 발생하는 물을 만들었다. 이때 사용한 탄산염이 소다였기 때문에 탄산음료를 영어로 소다수라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