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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드라큘라는 왜 마늘을 싫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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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는 십자가와 마늘을 싫어한다. 기독교 문명권의 흡혈귀니까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마늘은 왜 싫어한 것일까? 

드라큘라의 정체와 관련이 있다. 드라큘라는 영국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가 루마니아를 무대로 쓴 소설 속의 흡혈귀, 즉 뱀파이어다. 동유럽에 널리 퍼진 뱀파이어 설화가 바탕이 됐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일까?

설화에 의하면 먼저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리면 흡혈귀가 된다. 전염병에 감염되는 것과 비슷하다. 그 외에 마녀, 늑대인간, 이교도, 부랑아, 사생아가 낳은 사생아, 자살한 사람, 복수를 못한 사람, 살인자 등도 죽으면 뱀파이어가 된다고 믿었다. 주로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사람들로 불행이나 전염병을 퍼뜨릴 가능성이 높았던 계층이다. 동양식으로 말하자면 역귀(疫鬼)와 비슷한 존재다.

동유럽에서는 뱀파이어를 쫓을 때면 전통적으로 마늘을 사용했다. 마늘에 나쁜 기운을 쫓는 약초 성분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인데 드라큘라의 무대인 루마니아에서는 부활절이면 마늘로 십자가를 만들어 창문을 장식하거나 집안 곳곳에 마늘을 놓는 풍습이 있다. 가축의 우리에도 마늘을 걸고, 소에게는 마늘을 문질러 주는데 마늘이 흡혈귀의 접근을 막아서 전염병을 예방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 드라큘라를 비롯한 뱀파이어의 전설 역시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으며 전염병을 퍼뜨린 것에서 비롯됐다고 하니까 드라큘라가 왜 마늘을 싫어하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드라큘라의 원형이 전염병을 옮기는 역귀였고, 모기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마늘이 그만큼 몸에 좋다는 이야기다./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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