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부산을 죽인 거나 마찬가집니다. 한진해운이 무너지면서 부산항도 망가졌어요."
한진해운 사태가 국내 최대 무역거점인 부산의 지역경제까지 파탄내고 있다. 올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1978년 국내 최초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인 자성대부두 개장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2009년 전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산항은 개장 이후 처음으로 11.0%란 물동량 감소를 경험했다. 당시 수출입화물 14.0%, 환적화물 7.5%가 줄었다.
- ▲ 한진해운 컨테이너로 가득하던 부산항은 코스코(COSCO), 하이펑국제해운(SITC) 등 중국 선사들의 컨테이너가 줄을 이었다. 드물게 보이는 한진해운 컨테이너에는 한진해운 마크를 급하게 지운 페인트 자국이 남아있었다. /오세성 기자
부산항이 활기를 잃은 것은 한진해운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세계 8위의 글로벌 선사였고 부산항 물동량의 10% 가량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청산을 앞둔 처지가 됐다. 한진해운에 대한 실사를 벌여온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의 두 배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미 선박의 90%를 매각했고 미주노선 영업권, 스페인 알헨시라스 터미널 등의 자산도 매각을 했거나 진행 중이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진행되며 전체 1500명에 달하던 인원은 45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진해운 직원 외에도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많다. 컨테이너를 세척·수리하는 노동자와 부두 청소노동자 등이 대표적이다. 일용직이거나 단기 계약직인 이들은 고용보장을 받지 못한다. 부산항만에 이러한 노동자는 1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 정비를 하는 김모(60)씨는 "우리야 회사에 일이 없으니 나오지 말라면 그대로 끝 아니냐"며 "이미 10월부터 많은 사람이 짐을 싸서 떠났다. 나 역시 언제 일을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진해운 컨테이너를 다른 회사 이름으로 새로 도색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며 "부산항에 가득 들어찬 우리나라 컨테이너를 직접 손본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만감이 교차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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