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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게임중독법'(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법·신의진 의원 발의) 논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반대진영의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게임을 당당한 산업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료가 나오는가 하면 날선 여야의 설전을 지켜보던 주무부처도 게임의 중독물질 규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게임월드컵 개최지도
한국으로 결정돼 찬성 측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2년 국내 게임업체들이 벌어들인 지적재산권 사용료 수입이 총
6억8000만달러(7700억원)로 나머지 한류 관련 업체들이 벌어들인 1억2000만달러의 5.7배나 된다고 12일 밝혔다. '마약' 취급을 당한
국내 게임산업의 지적재산권 수입이 방송·영화·가요 등 다른 한류 산업을 모두 더한 것의 6배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국내
게임업체가 벌어들인 수입은 2007년~2009년까지만 해도 연간 1억7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7억달러 부근까지 육박했다. 하지만
나머지 한류산업의 수입은 같은 기간 2000만달러에서 1억2000만달러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사무국장은 "국내 규제가 게임에 부정적인 딱지를 붙여 놓으면 게임을 갖고 해외로 나간다 해도 산업이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 경고했다.
주무부처도 반대진영에 손을 들어줬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률안에서 중독 대상으로 규정된 '인터넷 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국민에게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마약,
사행산업(도박), 알코올 등과 다르다"며 "게임중독법은 평등 원칙과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돼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도 반격에 나섰다.
게임중독법의 주요 타킷 중의 하나인 라이엇게임즈가 e스포츠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내년 결승전을 한국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올해 미국 LA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은 전세계에서
850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어 코카콜라와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이미 한국코카콜라는 내년 롤드컵 대회를 후원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국·인도·인도네시아와 같은 '인구 강대국'에서 스마트기기와 무선인터넷이 보편화 될 경우
롤드컵은 월드컵 못지 않은 세계인의 축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중독법 등의 영향으로 국내 업체가 참가를
거부하고 나선 국내 유일 게임쇼 '지스타'와는 달리 미국에서 지난 10일 폐막한 블리자드의 '블리즈컨'은 입장료가 175달러(약
18만7600원)인데도 2만5000장의 표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며 "내년 열릴 롤드컵이 '게임 중독법' 때문에 파리를 날리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국명·박성훈기자 kmle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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