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기준금리가 2.50%에서 2.25%로 0.25%P 낮아져 향후 금융·부동산 시장에 여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예상된 결과였기 때문에 금통위 직후 금융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6포인트(0.04%) 오른 2063.22에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은 예상대로 금리가 인하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전일대비 7.7원 하락한 1021.2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앞으로에 대한 기대는 크다. 한은의 이번 결정으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정부와의 정책 공조도 어느 정도 이뤄지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빚이 있는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 "급격하게 떨어진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1%대 초저금리 시대 온다
물론 기준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효과만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금리 인하 여파로 주요 은행들은 예금·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릴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5월 말 2.54%에서 이달 13일 2.29%로 0.25%포인트 낮췄다. 농협은행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인 0.25%포인트에 맞춰 예금 기본금리를 낮출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정기예금, 정기적금등 각종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가 내려가게 된다. 우리은행은 '파트너 정기예금' 금리를 2.7%에서 2.5%로 0.2%포인트 내리는 등 기준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해 금리를 조정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서 1년 만기 기준, 연 2% 중반대를 넘는 정기예금 상품은 한층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대출금리도 하락이 예상된다. 은행권 대출금리의 경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은행 수신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COFIX)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57%로 매달 역대 최저치 경신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체 가계가 받는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가계 이자소득은 49조원으로, 이자소득이 총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했다. 이자소득 감소가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은행들로서는 연 2% 예금 상품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볼 때 연 1%대 예금 시대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 주택시장 꿈틀…대출 증가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로, 주택대출의 대표적 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일괄적으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경제지표의 기준점이 되는 주택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실제 은행권의 주택대출은 지난 6월부터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달 주택거래량도 전년 동월과 견줘 94.0% 급증했다. 지역, 주택 종류 및 가격, 대출 기간 등에 따라 50∼70%로 차등화됐던 LTV는 이달부터 70%로 일괄 적용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 대한 DTI도 종전에는 50%였으나 인천·경기 지역과 같은 60%로 높아졌다. LTV·DTI 완화로 같은 사람이 같은 주택을 사더라도 대출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겼다.
금리 인하는 완화된 LTV·DTI를 바탕으로 대출을 더 늘리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LTV 50% 기준으로 5억원 짜리 집을 살 때는 2억5000만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이를 70%로 높임으로써 1억원을 더 빌릴 수 있게 됐다. 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지면 3억5000만원에 대한 연간 이자 부담은 87만5000원 줄어든다.
◆ 내년 중반 美 금리인상 예상…엇박자 정책
세계 금융시장을 이끄는 미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마치고 금리 인상쪽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돌리려는 것과 엇박자로 가는 것도 부담이다. 급격한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이들 국가보다 일정 수준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추가로 금리를 낮추면 부작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대체로 미 연준이 내년 3분기 이후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HSBC와 크레디트스위스는 현재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되는 연준의 정책금리가 내년 3분기 0.50%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UBS와 씨티그룹은 인상 시기를 3분기로 내다봤다. 특히 금리가 한 번에 0.7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IB들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조기 인상론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 중 기준금리 인상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반대로 인하가 이뤄졌다"며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 김민지 기자(mi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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