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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곳간 연 기업>③보수적인 주주환원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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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국과 비교한 국내 증시의 배당수익률자료=블룸버그, 유안타증권

구글, 애플코카콜라 등 해외 기업들은 일찌감치 주주환책을 써 주주를 끌어 안았다. 이는 기업가치 및 시장 가치를 끌어 올리는 기반이 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자사주 매입 혹은 배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사주 매입 배당 성과, 벤치마크 웃돌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이 잦은 100개 종목 주가를 산출해 만든 'S&P500 자사주 매입기업지수'는 최근 5년 새 107.76% 올라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수익률(76.58%)을 크게 앞질렀다. 

미국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을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 S&P500 기업의 자사주 취득 금액은 지난 2009년 1380억달러에서 지난해 5530억달러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2.1%에 달했다. 올해도 S&P500기업들은 3·4분기 현재 56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들 기업의 배당금은 2009년 1956억달러에서 지난해 3504억달러로 늘었다.

덕분에 지난 25년간 배당금이 늘어난 52곳으로 짠 S&P500 배당지수( Dividend) 지수는 2009년 이후 2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역시 S&P수익률을 웃돈다.

일본도 주주환원 정책은 같은 효과를 냈다. 

그런데도 한국의 주주이익 환원 정책은 극히 저조한 수준이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P500 기업은 최근 6년간 순이익의 평균 55%를 자사주매입에 투자한 반면, 한국에서는 순이익의 2%만 자사주매입에 썼다. 미국 증시가 주주이익 환원 정책의 힘으로 상승할 때, 한국의 보수적인 배당·자사주매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발생시켰다는 평가가 많다. 

시가총액과 비교한 자사주 취득 수익률도 0.2%에 머물고 있다. 미국(2.8%), 독일(1.5%), 일본(0.7%) 등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증시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의 경우 취득 시기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관성 있게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은 주가 하락 시, 하방경직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과유불급'

다만 지나친 주주 친화정책이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헤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양진영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미국 기업의 주주환원과 관련해 나오는 우려 중 하나는 현금부족으로 기업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주주환원이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주주환원이 늘었음에도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 비용은 2009년 4543억 달러에서 지난해 7264억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도 1655억 달러에서 2541억 달러로 연평균 9.0% 늘어났다. 

양 연구원은 "한국 상장 기업의 경우 미국과 비교해 수익을 주주환원 또는 투자를 위해 사용하기 보다는 현금성자산 형태로 과도하게 축적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바람직한 주주환원 정책 방향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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