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임차인을 확보한 뒤 분양에 나서는 '선임대 후분양' 상가가 인기다. 상가 투자를 하고 싶어도 상권 분석에 서투르고 공실 걱정에 섣불리 결정을 못 내리는 수요자들을 위해 사업시행자가 나서 세입자를 유치,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투자자는 이미 입점해 영업 중인 상가를 보면서 활성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임대료에 맞춰 분양가가 정해지는 만큼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특히 법인사업자나 프랜차이즈를 임차인으로 유치하는 경우가 많아 월세 미납 등의 위험이 적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문을 연 서울 중랑구 상봉동 '이노시티' 상가가 선임대 후분양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 주상복합 아파트의 상업시설로 현대엠코가 시행과 시공을 맡았다. 홈플러스, 패션쇼핑몰 엔터식스 등이 입점해 있으며, 인터식스가 임대로 들어와 있는 매장을 분양 중이다.
분양 관계자는 "엔터식스 내 영업 중인 유명 패션브랜드들과는 10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투자 결심에 앞서 장사는 얼마나 잘 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분양 즉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어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시공한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의 상업시설 '메세나폴리스몰'도 선임대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되고 있다. 현재 상가 입점률이 95% 수준으로, 대부분 대형 패션업체나 프랜차이즈 매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임대차계약 기간은 5년이다. 임대료를 고려해 투자자가 은행 이율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분양가를 산정한 게 특징이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한 센트럴파크1 단지 상가인 '센원몰' 역시 BMW, 볼보, ANF 휘트니트센터 등의 키 테넌트 유치 후 투자자를 찾고 있다. 현재 입점률이 90%를 넘은 상태다. 또 인근 '센투몰'도 선임대 후 분양에 나섰다. 스타벅스, 카페네스카페, 앤티앤스프레즐 등이 영업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상권이 활성화 돼야 쉽게 분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키 테넌트를 유치하거나 대대적인 오픈 마케팅을 지원해주곤 한다"며 "선임대 후반양 상가의 경우 초보자라도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른 상가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해도 무턱대고 투자를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6개월 전후로 단기간 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투자자에게는 임차인을 확보했다고 속여 계약을 유도하고는 종적을 감추는 사례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선임대 후 입점해 있는 업주와의 계약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고, 현재 영업 중인 업체가 계약기간이 끝나고 철수했을 때의 대책도 생각해둬야 한다"며 "특히 사업시행사의 건전성을 반드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박선옥 기자(pso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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