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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갖지못한 21세기 장경각…NHN IDC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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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N의 IDC '각' 전경. 각의 외벽은 자연 통풍 기능이 있는 친환경 루버로 둘러져있다. /NHN 제공

팔만대장경을 품은 해인사 장경각이 2013년에 환생했다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NHN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閣)'을 20일 방문한 첫 느낌이었다.

네이버와 라인 등을 운영하는 NHN은 급속히 늘어나는 데이터 감당을 위해 2년 여의 '21세기 장경각 프로젝트' 끝에 국내 최초 자체 IDC '각'을 완공했다. 각이란 이름도 장경각에서 본땄다.

각은 최근에 국제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 사상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IDC로서는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NHN의 각이 구글과 페이스북 IDC보다 규모는 작아도 기술적으로는 월등하단 점을 증명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축구장 7배 크기(5만4229㎡)의 각 부지에는 산 능선과 풍수에 맞게 지어진 북·서·남 총 3개의 서버관이 있다. 'ㄷ'자형 서버관 사이에는 관리동과 온실이 위치했다.

관리동에 짐을 푼 후 북관 1층 서버관을 먼저 방문했다.

전세계를 무대로 암실에서 형형색색 불빛과 열기를 뿜어내는 서버는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NHN 박원기 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각은 에어컨 한대 없지만 풍력과 수력 에너지를 활용해 자연 냉방을 한다"면서 "이밖에 서버의 폐열을 이용해 멸종 위기 화초를 재배하고 겨울에는 난방 에너지, 여름에는 온수를 만드는 등 건물 곳곳에 친환경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각은 황토색 판넬을 일정한 간격으로 쌓은 '루버'를 건물 벽에 에둘렀다. 자연 통풍으로 800년 넘게 팔만대장경을 손상없이 보관한 해인사의 과학적 구조를 재현한 느낌이었다.

IDC의 관건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전력이 1초라도 끊기면 네이버의 초당 4000회 검색어와 2300통 메일, N드라이브의 하루 2000만장 사진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인터넷 심장마비'가 벌어진다.

서버관 지하에는 각각 네이버와 한게임을 상징하는 녹색 전기 시설과 주황색 장비 시설, 냉각을 위한 물탱크로 가득했다.

특히 IDC의 핵심설비인 'UPS'는 서버 전기가 갑자기 끊겨도 72시간 이상 비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서버관을 나와 의암호 물내음이 섞인 바람을 쐬었다.

각은 '호반의 도시' 춘천의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수력 에너지를 풍부하게 공급받는다. 춘천이 지진과 황사의 안전지대란 점도 입지선정의 큰 이유였다.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해인사 장경각에서 팔만대장경이 탄생했듯이 각이 치열한 IT 전쟁을 데이터 힘으로 이겨내며 '이름값'을 하길 기대해 본다. /춘천=장윤희기자 uniqu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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