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300조, 마이너스대출 1년 새 두 배 증가…은행들, 금리인상 우려에 가산금리 인상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로 올라선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의 대출 금리도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전망이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가계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주담대에 이어 마이너스통장 금리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상환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이너스통장 기존 입출금 통장에 고객의 신용등급과 거래실적 등으로 대출한도를 부여하면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약정한 금액까지는 현금처럼 꺼내 쓸 수 있는 신용대출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국내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171조6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10조원 늘었다. 이는 전년 연간 증가액(8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10월)과 비교하면 2배로 불어난 수치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마이너스대출 증가분의 비율도 지난해 10월 22%에서 27%로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규모는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늘어 가계가 은행에서 빌려 쓴 신용대출 규모가 은행이 대기업에 빌려준 대출규모를 뛰어넘었다. 가계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대기업 대출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는 경제난에 따른 생계형 자금 수요 확대와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의 주택 가격은 연평균 2.0%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국 주택의 평균 전세금은 전년 동기 13%(2398억원) 상승한 2억639만원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통장의 대출 금리는 전세대출 금리보다 다소 비싸지만 절차가 간단하고 원할 때 언제든 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출자들은 전세금 상승 등으로 늘어난 주거비 수요를 마이너스통장 등의 신용대출로 충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지속됐던 저금리 기조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이용률을 높였다. 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IBK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5월 3.94%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인 7월 3.81%로 0.13%포인트 인하됐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조달비용·고객신용도·적정이윤 등을 감안해 산정하는 금리로, 대출 시 기준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가 더해진 금리가 적용된다.
2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 10월 중 취급된 대출을 기준으로 시중은행 16곳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대출 금리는 연 4.28%에 달한다. 이 중 6대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약 3.89%로, 전달인 9월(3.76%) 대비 0.1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1~2등급 고신용자의 마이너스 통장에 붙이는 가산금리도 올랐다. 6대 은행은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9월 2.26%에서 10월 2.29%로 0.03%포인트 올렸다. 이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전인 5월(2.15%) 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9월 고신용자의 대출 평균 금리도 한 달 새 3.59%에서 3.66%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시중금리가 상승 움직임을 보이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필요할 경우 단호한 시장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미국 대선 이후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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